[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도심 녹지공간과 방풍림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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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도심 녹지공간과 방풍림 조성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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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올여름의 기록적인 더위는 역사적으로 기록될 것 같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앞으로 이런 극단적인 기후는 계절을 막론하고 앞으로 자주 경험하게 되리란 사실에 공감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기후는 광범위한 지역에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장기간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국지적으로 마이크로(Micro)하게 보다 덜 극단적이면서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변화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국내외의 많은 도시들이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으로 도심 녹지공간 조성에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 미세기후(Micro Climate)를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얼마 전까지 대프리카란 말이 있었다.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한 말이다. 대구사람들이 한여름에 너무나 더운 대구를 희화하여 부른 자조 섞인 푸념을 은유화한 말인 것이다. 모두가 기억하다 시피 오래 전부터 대구는 한반도에서 여름에 가장 더운 곳이었다. 이제 대구는 더 이상 대프리카라고 불리지 않는다. 대구시가 나서 대대적으로 가로수를 심고 도심녹지 공간을 조성하여 한여름 열기를 낮추는 노력을 꾸준히 해온 덕분이다. 대구시 가로수는 1인당 15그루로 전국 최고이고 이는 서울시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도심에서 쿨루프(건물 지붕을 하얗게 칠함)와 녹지면적 조성하여 낮에는 4.73도 밤에는 1.88도씩 온도를 감소 시켰고, 에어콘 사용도 26%나 감소하게 만들었다.

목포시의 1인당 녹지공간 면적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높은 곳에 올라 목포시를 둘러보면 해답은 금방 나온다. 유달산에서 양을산, 안장산 사이의 공간을 내려다보면 빈약한 가로수 외에 녹지공간을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태양의 열기를 그대로 반사해 내는 회색의 콘크리트만이 보일 뿐이다. 상상이 안되면 인터넷에서 지도를 검색하여 위성지도 모드로 내려다보면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녹지공간을 잘 조성하면 여름 고온을 완화시켜주어 에너지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지만 겨울철 바람도 막아줘 거꾸로 체감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막아줄 수도 있다. 꿩 먹고 알도 먹을 수 있다. 예로부터 여름철 태풍을 막기 위한 방풍림은 많아도 겨울 북서풍을 막기 위한 방풍림을 조성한 예는 매우 드물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마을을 조성할 때 배산임수에 남향을 선호하여 북서풍은 마을 뒷산이 자연스레 막아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항구도시 목포는 유달산 남동쪽 구도심일부를 제외하고는 도시가 커짐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이 차갑고 매서운 북서풍에 그대로 노출이 된다.

녹지공간을 조성함과 동시에 겨울 북서풍을 막아줄 방풍림을 조성했으면 한다. 북항을 좌우로 하여 바닷가 근처부터 방풍림을 여러 겹으로 조성했으면 좋겠다. 그 방풍림의 띠 중간 중간에 빈 공간만 있으면 빼놓지 않고 녹지공간을 조성했으면 한다. 필요하다면 주택 밀집지역에 자투리 공간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주택을 지자체가 매입하여 주민 휴식공간과 녹지공원을 조성할 수도 있다. 좀 더 효과적으로 방풍림을 조성하기 위해 고층 빌딩들과 조화를 이루는 방풍 벨트를 조성할 수도 있다.

수종은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나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상록수와 낙엽수를 적당한 비율로 심을 수도 있고, 녹지공간의 면적에 비례하여 메타세코이아처럼 면적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위로 높게 자라는 수종이나 느티나무나 팽나무처럼 무성하게 잘 자라는 나무를 선택할 수도 있다.

녹지공간이 조성 되면 자연스레 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골목상권도 되살아 날 것이다. 새로운 목포만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소걸음처럼 뚜벅 뚜벅 가다보면 자손 대대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면서도 자연·인문적인 목포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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