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마음을 가꾸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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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마음을 가꾸는 정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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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키아 머레이 글

제이슨 디앤토니스 그림

이석연 옮긴이

 

『단단한 흙을 고르며

굳은 마음을 풀고

웃자란 가지를 자르며

묵은 습관을 잘라내고

꽃과 나무를 키우며

참된 나를 꽃피우라!』

-본문 중-

[목포시민신문] 정원을 가꾸는 일은 생명의 변화를 지켜보는 일이다. 매일 작은 마당정원을 돌보며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잎이 자라 무성해지며 꽃봉오리가 어느 날 활짝 피어 아침인사를 한다. 계절의 변화보다 더 빠르게 정원의 시간은 흐른다. 내가 정원을 돌보고 가꾼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정원이 나를 돌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의 감각을 깨우고 나의 감정을 살피는 꽃들이 내게 말을 건네 온다.

작은 마당정원에서 인생을 배운다. 키가 큰 나무와 작은 초본식물, 초화류, 잔디, 이끼, 수생식물, 덩굴식물 등 여러 가지 식물들이 서로 적당히 어우러져 살아갈 방도를 찾아가며 자리를 잡는다. 길이 있으면 있는 대로 피하며 갈 곳을 찾아 계절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억지를 피우지 않고 순리대로 변화하며 살아간다. 흙을 만지고 정원을 가꾼 경험이 없이 원예치료를 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하신 나의 스승님의 말을 공감한다. 작은 화분하나라도 가꿔본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원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양식을 알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게 꾸민 정원은 주인이 깔끔하고 심플한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에 반해 일정한 틀이 없이 자연스럽게 꾸며진 정원은 주인이 생각이 많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창의적인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내 자신을 합리화 하는 것일 수 있지만 말이다. 적당한 가지치기와 절제가 필요함을 인지한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온전한 내 자신이 되는 시간이다. 자세를 낮추어봐야 하는 식물이 있고 하늘을 보듯 올려다봐야 하는 식물도 있다. 정원에 있으면 나의 눈높이에 따라 보이는 식물이 다르다. 겸손함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다. 꽃을 다듬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가지치기를 하며 나의 좋지 않은 습관을 잘라내고, 어우러져 피워내는 꽃들을 보며 함께 사는 소통의 지혜를 배운다.

마음을 가꾸는 정원을 몇 년 전 처음 접하고 정원을 가꾸는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게 되었다. 원서를 사서 읽으며 번역본보다 더 실감나는 표현에 더 끌리게 되었고, 정원에 대한 강의 자료를 준비할 때 꼭 참고자료로 활용하게 되었다.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돌보며 나를 성찰하는 치유와 명상의 정원 가꾸기에 관한 책을 찾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작은 씨앗이 싹을 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자신을 떨구는 과정을 보며 씨앗이 커다란 하나의 우주임을 깨닫는 순간, 그대는 멋진 정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화온당 책방한칸 책방지기 곽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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