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동, 노부부 동반자살 “아파서 같이 죽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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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동, 노부부 동반자살 “아파서 같이 죽기로”
  • 정경희 기자
  • 승인 2013.1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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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남편과 60대 부인의 안타까운 죽음

뇌졸중을 앓던 80대 남편과 허리 디스크에 시달리던 60대 부인이 병마에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 23일 오후 3시 40분쯤 전남 목포시 산정동 한 주택에서 이 집에 사는 A씨(82)와 부인 B씨(69)가 숨져 있는 것을 사위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 부부가 숨진 방에는 타고 남은 연탄 2장이 든 화덕과 유서, 영정용 부부 사진이 놓여 있었다. 또 방문 틈과 창틀 사이는 청테이프를 이용해 비닐로 밀봉한 상태였다. A씨는 “생을 마감하기에 너무 이르다 싶어 몇 달 정도 지켜본 뒤 생사를 결심하기로 하고 오늘까지 왔다. 아내가 아프고 나도 아파서 같이 죽기로 했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A씨는 목포에 사는 큰 아들 등 5남매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0일 오후 큰 아들에게 “날씨가 추워진다”며 연탄보일러를 피워달라고 전화를 했고, 아들이 곧바로 와서 연탄불을 넣어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방안에 남겨진 화덕은 A씨가 자살하기 전 구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월 심각한 허리 통증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아내를 간병하던 B씨도 최근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두 부부가 투병해온 점으로 미뤄 이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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