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학습 지원 사각지대를 없애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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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학습 지원 사각지대를 없애려면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4.03.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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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준 교수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조 준(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26일 송파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의 비극은 사회안전망의 한계와 복지 사각지대를 드러낸 안타까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특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당혹스럽고 황망하기만 하다. 정권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이나 예산규모는 꾸준히 확대·증가해 왔으며, 근래에는 긴급복지제도, 희망복지지원단 등을 통해 복지소외계층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사건은 큰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다. 세 모녀는 장애인, 노인, 한 부모 가정 등 전형적인 취약계층으로도 분류되지 않았던 탓에 관련 복지 혜택을 못 받았고 이웃과 교류도 거의 없어 어려운 사정이 주변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적인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거나 관심의 정도가 낮은,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보장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고 있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최근 급격히 변하고 있는 사회환경과 다양화되고 있는 가족유형의 변화는 학습부진 및 장애라는 새로운 교육적 소외를 만들어냄으로써 교육기회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적 원리에 위배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본격적으로 학습부진아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학습부진아 비율은 대략적으로 2-7%에 해당된다고 나타나고 있으며, 대도시보다 중소도시, 읍면지역이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 및 청소년의 학습부진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직교사들은 교육당국이 기초학력부진 학생 현황만 파악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학습부진 학생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발표인원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학습부진 및 결손은 단순히 학습발달의 저하 뿐 아니라 사회정서적인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동 및 청소년의 학습발달의 문제적 상황이 어떠한 원인에서 유발되는지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개인적 차원의 원인을 살펴보면 지능, 인지능력,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학습동기 부족 및 낮은 자존감, 언어발달지체, 뇌손상, 나쁜 학습습관 등을 들 수 있다. 환경적 차원의 원인은 부모의 양육방법이나 영양결핍과 같은 가정환경, 수업의 질이나 수업환경과 같은 학교환경, 대중매체나 사회병리와 같은 사회환경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개인적, 환경적 조건들은 아동 및 청소년의 학습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학습부진 및 지체, 학습장애, 학교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져온다.

따라서 그 원인을 아동 자신의 능력이나 기능결함 등 발달심리학적 측면과 같은 개인적 차원과, 가족 및 학교와 같은 사회환경적 차원을 같이 분석하여 다각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하여 그 원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 교육부는 학습부진아를 위한 학습클리닉센터를 운영하고 학습, 심리 상담, 특수 교육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학습코칭과 심리상담 등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교사들의 지적대로 실질적인 학습부진 학생들에 대한 파악과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초학력부진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적 원인으로 인한 학습장애 아동을 찾아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 공무원이나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웃인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송파구의 세 모녀 사건에서 본인들도 정부지원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이웃주민들로부터도 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단 한 차례도 들어 온 적이 없었다는 담당 공무원의 진술을 우리가 꼭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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