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박지원이 성공하려면
상태바
정치인 박지원이 성공하려면
  • 배종호 회장
  • 승인 2015.01.27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일자리방송 사장/ KBS뉴욕 특파원/ 본사 회장
박지원의원이 다시 도전에 나섰다. 전남 도지사 출마 백지화, 목포시장 선거전 참패에 뒤이어 나온 당 대표 도전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2.8 당 대표 도전 결과에 따라 정치인 박지원이 앞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질 지, 아니면 ‘연전연패’의 정치인으로 전락할 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새정치연합 당권도전의 결과는 정치인 박지원의 향후 정치인생에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정치인 박지원이 앞으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무엇보다도 ‘정직’과 ‘신뢰’의 정치인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박지원’하면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의 정치기술을 가진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에 ‘박지원’ 하면 ‘권모술수’와 ‘노회함’, ‘간계’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따라다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 스스로도 이번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당 대표는 독한 사람, 대선 후보는 착한 사람이 돼야 한다”며 자신을 ‘독한 사람’으로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 박지원이 야권을 대표하는 ‘야권의 얼굴’이 되기 위해서는 ‘술수’ 보다는 ‘정직함’이, ‘간계’ 보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이른바 ‘수권정당’에 어울리는 ‘큰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기술’보다는 ‘정치철학’이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해야 한다. ‘기술’은 ‘본질’이 아니다. 기술은 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큰 정치인은 ‘잡기술’이 아닌 ‘본질’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치철학’이다.

박지원 의원은 이번 당권도전에 나서면서 여러 가지 당 혁신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계파 독점 타파’와 ‘탕평인사’, ‘청년 의무공천제’, ‘공천심사위원회 폐지’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들은 너무도 공허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그동안 박지원의원이 자신이 제시한 공약과는 전혀 다른 정치행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계파독점’과 ‘탕평인사’를 부르짖고 있지만, 철저하게 ‘자기 사람 챙기기’에 나서지 않았는가? ‘청년 의무공천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이 고령의 정치인으로 젊은 후배 정치인들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지 않는가? 공정한 공천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공천심사위원회’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목포 지역 시, 도 의원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시 의회 의장과 부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도 마찰을 빚어, 결국 고승남 부의장을 해당행위자로 몰아 제명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전형적인 ‘패권정치’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행함’이다. ‘행함’이 없는 ‘말’은 결국 ‘거짓’에 불과하다. 따라서 박지원 의원은 ‘현란한 말’ 보다는 오히려 ‘어눌한 행동’을 통해 ‘정직’과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바로 이 길이 박지원 의원이 당권도전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그리고 정치인으로도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는 길이다.

둘째, 박지원 의원은 ‘기득권’ 혁파에 앞장 서야 한다. 박지원은 ‘민주당’에서는 전형적인 ‘귀족’ 정치인이다. 아니 ‘왕족’에 가까운 정치인이다. 탁월한 처세를 통해 미국에서 DJ 와 인연을 맺은 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으며, 이후 부천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명의 김문수’에 패배하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DJ 를 따라 청와대에 입성, 대통령 비서실 공보수석 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동교동 귀족’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청와대에서 물러난 뒤 SK와 아시아나 항공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3년의 징역형을 살았지만, 또다시 DJ 후광에  힘입어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18대, 19대 연거푸 당선됐다. ‘동교동’이라는 ‘정치적 기득권의 우산’을 쓰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목포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박지원의원은 목포의 토호세력과 손잡고, ‘정종득 전 시장’의 3선 연임에 앞장서는 등 ‘목포 기득권의 카르텔’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기득권’과 결별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기득권 혁파’에 앞장서야 한다. 오늘날 ‘민주당’의 위기가 어디에 있는가? 철저한 ‘계파 기득권’ 챙기기에서 비롯되지 않았는가? 물이 고이면 썩듯이 권력 또한 오래되면 반드시 부패한다. 야권의 생명은 도덕성이다. 혁신이다. 과감한 인적교체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 모습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새누리당보다 선명한 도덕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혁신적이지도 못하다. 인재발탁과 영입에 있어서는 오히려 뒤쳐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박지원 의원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득권 혁파에 앞장서야 한다.

셋째, 후진양성에 앞장서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탁월한 인물이다. 우리 호남인들의 자랑이다. 그러나 DJ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인재를 키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선주자들을 보라. 모두 영남출신들이 아닌가? 여권의 김무성, 김문수, 야권의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등 모두 영남지역 사람들이 아닌가? 호남의 인물은 어디에 있는가?  젊은이들은 ‘현존하는 미래’이다. 그들의 어깨위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오늘’ 젊은 인재들을 키우지 않고, 어떻게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호남이 미래를 기대하려면 오늘 젊은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 박지원 의원이 호남의 젊은 인재들을 발탁해 키운다면, 나중에 그들로부터, 아니 호남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박지원 의원의 모습에는 ‘자신’만 있을 뿐 ‘젊은 후배’가, ‘호남의 미래들’이 보이지 않는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정치인 박지원의 성공을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