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시도한 아들과 그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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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시도한 아들과 그 어머니
  • 최지우 기자
  • 승인 2015.02.1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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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실패로 자살을 시도한 30대 초반의 아들
60대의 연로한 어머니,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
고압산소요법 병원을 찾아 서울까지 이동

늦은 밤 병원으로 급하게 와달라는 이송전화를 받고, 나주에 있는 N병원으로 갔다. 응급실에 도착 후 30대 초반의 환자를 살펴보니, 하던 사업이 잘 안 되서 자해한 환자였다. 손목에는 드레싱이 돼있고, 고압산소요법이 필요하다고 응급실 의료진이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산소 15L로 주면서 호흡을 중점으로 확인하면서 엠뷸런스를 출발하였다. 환자는 전날에도 과도로 손목에 열상을 내어 자살시도 하였고, 당일에는 연탄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내원한 환자였다. 그리고 보호자는 연로한 환자의 어머니였다. 환자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중얼하고 있었고, 보호자는 전북에 있는 C병원으로 가는 도중 눈시울을 붉히며 아들의 팔과 다리를 정성스럽게 주물러주면서 가고 있었다. 나는 연로한 보호자의 애달픈 모습에서 나조차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렇게 전북에 있는 C병원 도착해 응급실로 이송했으나, 그 병원에서는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고압산소요법 장비가 없기 때문이라도 이유를 설명했다. 그 소리를 들은 연로한 보호자는 어리둥절하며 어떻게 해야 되냐고, 치료 좀 해달라고 울며 사정사정을 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나조차도 어떻게 안 되겠느냐고 호소하고픈 심정이었다. 자살을 시도한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어머니의 호소는 무엇인가 말로 표현 못하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30분을 호소하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를 모시고 고압산소요법을 받을 수 있는 서울에 있는 A병원과 연락하여 그 병원으로 출발하였다. 도착 시까지 나는 환자의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말들을 해드렸고, 어머니도 도착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셨다. 그렇게 도착 후에 안전하게 응급실로 이송을 해드리고 긴긴 시간을 되돌아오면서 부디 아들이 완쾌하길 바랐고, 그리고 어머니의 모정과 아들의 비애를 사유하며 나 또한 마음이 비루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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