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을 되돌아 보는 노 시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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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을 되돌아 보는 노 시인의 시선
  • 최재환 시인
  • 승인 2015.03.13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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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기부터 1960년대를 중심으로 <8>

  △최재환 시인
원도심 목포예향 명맥 잇는 장으로
목포권 섬과 바다의 문화와 예술 분출 난장 조성

예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누구에게도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스스로 헤치고 일어서야 떳떳한 법이다. 예술가가 부와 권력과 타협하면 이미 예술혼을 상실하게 된다. 선비정신을 잃는다는 말이다. 예술혼이 빠져버린 작품은 당대를 지키기도 어렵다는 것을 잊어서도 안된다. 예향을 일군 선배 예술인들도 가난에 찌들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꾸준히 자존심을 지켜 왔던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겸손해야 한다. 작품 몇 편 발표했다고, 책 몇 권 냈다고, 전시회 몇 번, 공연, 발표회 몇 차례 가졌다고 으쓱대거나 거드림을 피운다면 자신은 물론 예향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예술 관계자들의 참 예술에 대한 관심부족을 지적하고 싶다. 목포가 ‘예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펼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 각 분야에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마음 놓고 자신들의 재능 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는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멍석도 깔아 줘야하지 않겠는가. 타 지역의 사례도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여 관계 관청과 시민, 그리고 예술인들이 하나로 뭉칠 때 ‘예향’으로서의 목포는 결코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예술 작품은 예술인의 손에서 빚어지지만 이것은 결국 시민의 몫이요, 우리 고장의 자산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목포 풍토에서 자라서 많은 날의 각고로 이룩한 문화형(文化形)을 누구도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전시효과를 노리고 많은 예산을 들여 잔치판을 벌이고도 그 속에 뛰어들어 지역의 특성을 부각시키기보다 자체 선전에 바쁜 것이 요즘 현실이고 보면 뭘 더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내 고장에도 갈고 잘 닦으면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풍부한데 광주나 서울에서 차용해다 그럴싸하게 치장만 하면 목포 예술은 언제 빛을 보겠는가. 대학교수나 박사 등 걸판스런 간판이 아니면 사람 행세도 어려운 판국에 그래도 여기가 ‘예향(藝鄕)’이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

문화의 양은 팽창해진 반면 질은 저하되고 관객이나 독자의 비위나 맞추려는 상업주의적 발상이 모든 예술문화를 힘과 금의 논리로 몰고 가는 마당에 예술의 향기가 식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최근 산업화, 정보화의 속도가 가속화 되면서 생활환경은 크게 달라지고 개인 및 가족의 가치가 변함에 따라 삶의 목표가 변질되면서 바람직한 삶의 양식이 어떤 것인지 혼란에 빠지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좀 여유 있다 보니 정신문화가 뒷걸음질이고 가진 자가 주역이 되는 세상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자생적 예술문화의 빈곤을 들 수 있겠다. 목포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생활양식의 없다는 뜻이다. 남들이 이룩해 놓은 문화에 빌붙어 엉성하게 흉내나 내고 있다고 내것은 아니다. 한 때는 전국 6대 도시에 든다고 자만하던 목포지만 골목 어디에도 목포만의 문화는 찾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유동인구가 많다 보면 어차피 문화가 정착하기란 힘들지만, 지게를 지고, 물통을 밀치던 옛 정서를 겸허하게 되새기며 하루 바삐 목포만의 문화를 찾고 개발하여 시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5. 마무리
끝으로 위에서 말 한 것처럼 ‘예향(藝鄕)’으로서의 목포의 현실과 앞으로의 여기에 대한 대책이나 치료 방법은 뒤에 다시 논의 되겠지만 형식적이 아닌 긴 안목으로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것들이 ‘예향(藝鄕)’의 향기를 몰아내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내 고장을 염려하는 분이라면 한 번 쯤 짚고 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얼마전, ‘목포문화의 날’을 맞아 목포문화재단 주최로 ‘서남권 문화증진을 위한 시민들의 역할’이란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주제 발표를 한 목포대학교 강봉룡 교수는「그러면 사람들이 언필칭 ‘예향(藝鄕)’이라 칭하는 목포의 예술 문화적 성격은 ‘목포권’의 ‘도서해양문화’와 관계가 있다. 이렇듯 자유분방한 감성과 예술혼을 지닌 섬사람들이 개항 이후 근대도시로 급성장한 목포에 대거 모여들어 다양한 예술활동을 선도하였으니, 목포 ‘예향(藝鄕)’은 결국 ‘도서해양문화’에서 연원(淵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생략)

‘도서해양문화’는 목포 ‘예향(藝鄕)’의 연원(淵源)이자 어느 도시도 흉내 낼 수 없는 목포만의 문화적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점, 목포의 ‘해양문화축제’ 컨셉을 ‘도서해양문화축제’의 컨셉으로 바꾸어 ‘목포권 섬과 바다의 문화와 예술’을 분출시키는 난장, 경연장으로 보태어가면 어떨까?(생략) 필자는 원도심을 목포 ‘예술문화공간’으로 정착시켜갈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목포가 예향(藝鄕)임을 자부한다.」하고 열을 올리고 있었다.

목포 사람이면 너 나 없이 시들해지는 ‘예향(藝鄕)’의 향기를 되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고 있는 마당에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나 싶다. 예향의 중흥을 위한 바람직한 대책이나 치료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라는 신념으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모든 시민이 발 벗고 나설 때 ‘예향(藝鄕)’의 미래는 한층 밝을 것이다.

<그 동안 성원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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