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정치를 청산해야 호남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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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정치를 청산해야 호남이 산다
  • 배종호 회장
  • 승인 2015.04.20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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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배종호 회장
지분정치 논란으로 정치권이 뜨겁다. 아니 새정치연합 내부가 뜨겁다. 바로 동교동계의 큰 형님격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지분발언’ 때문이다. 권고문은 최근 DJ묘역에서 취재진에게 "정당정치 관행은 주류 60%, 비주류 40% 배합이었다. 문 대표도 이 정신을 이어나길 바란다'며 사실상 40%의 지분을 넘겨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동교동계와 박지원 의원이 친노 문재인 대표에게 당직과 2016년 총선 공천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추악한 ‘지분정치’가 노골적으로 고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권노갑 상임고문은 왜 이런 카드를 던졌을까? 새정치 민주연합이 지난 전당대회 이후 친노와 비노의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치달으면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취약한 틈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천정배, 정동영의 탈당으로 동교동계와 박지원 의원이 등을 돌릴 경우 자칫하면 4월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패까지 할 수 있다는 위기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문재인 대표는 당장 재,보선 패배 책임론에 직면할 것이고,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 붕괴는 물론이고 향후 대권그림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문대표로는 동교동의 ‘지분거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표도 대체로 권고문의 발언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동교동계는 이러한 흐름이후 ‘선당후사’의 논리를 내세워 이번 4월 재,보선에서 문 대표를 지원하는 쪽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탈당한 천정배, 정동영은 “분열주의자이며, 해당행위자”라는 논리이다. 따라서 ‘선당후사’ 정신에 입각해 문재인 대표를 돕고,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논리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DJ 정신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의원도 이러한 흐름에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DJ 정신일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추미애 최고위원은 정면반발하고 있다. 권노갑 고문의 '6 대 4 지분 발언'이 알려지자 추미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석상에서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은 가신(家臣)의 지분을 챙기라는 데 있지 않다. 그 분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권고문을 2선으로 내친 천(천정배)·신(신기남)·정(정동영)의 정풍 운동은 결코 틀린 게 아니었다"며 오히려 천정배와 정동영을 옹호하는 발언을 덧붙였다.

과연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 시점에 나타나신다면 누구 손을 들어주실까? 권노갑, 박지원의 손을 들어주실까, 아니면 추미애의 손을 들어주실까? 동교동의 지분을 챙기라고 말씀하셨을까, 아니면 야권개혁과 이를 통한 정권창출을 위해 동교동의 지분을 포기하라고 하셨을까?

 주지하다시피 새정치민주연합의 고질적인 병폐는 계파정치이다. 친노니 비노니, 동교동이니 하는 것이 다 계파정치이다. 계파정치는 ‘기득권 정치’이다. ‘지분정치’이다. 패거리를 만들어 자신들의 ‘기득권’과 ‘지분’챙기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 발전이 있을 수 없고, 개혁이 있을 수 없다. ‘자기들끼리’의 ‘거래’만 있을 뿐이다. 참신하고, 능력있는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할 이유가 없다. 새로운 인재들은 자신들의 기득권과 지분을 지키는데 방해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고인물’에만 안주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호남이 직면한 문제이고, 목포가 직면한 문제이다. 공정한 경쟁을 통한 인재배출구조가 상실 된 지 오래다. 유권자, 시민보다는 권력자에 줄을 서고, 잘 보여야 만이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정치영역뿐만이 아니다. 경제, 사회 전 분야에 만연한 현상이다. 정치권력과 지역 토호들이 유착해 ‘기득권의 카르텔’을 형성한 결과이다.

동교동계가 50년 가까이 군림했지만 호남출신의 대권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거론되는 대권주자 대부분이 영남출신이다. 충청출신이 한, 두명 거론되지만 호남출신 대권주자는 단 한명도 없다. 동교동이 계파정치, 기득권 정치, 지분정치의 단맛에 취해 인재를 발굴하거나 육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반성은 고사하고, 86세나 되는 노정치인과 대한민국 최고령 국회의원이 아직도 ‘권력욕’을 내려놓지 못하고 ‘지분정치’를 외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김대중 정신은 어디를 갔는가? 진정한 김대중의 후예들은 어디를 갔는가? 김대중 이름으로 ‘정치장사’만 하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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