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자<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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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14>
  • 정거배 기자
  • 승인 2015.05.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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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명절이나 절기 등 대부분 중국에서 전해 내려온 것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중국과 같이 음력을 사용하다보니 설과 추석, 대보름을 비롯한 명절은 지금도 중국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중국과 한국의 명절, 다르면서 같은 것들
설·중추절 등 대부분 대륙에서 한반도로 전래

▲ 정 거 배 <인터넷전남뉴스 기자, www.ohmyjnews.com>
한국은 지리적으로 극동지역에서도 대륙의 끝에 붙어있는 반도국가다. 그러다 보니 역사적으로 인접한 중국대륙에서 흘러들어온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총 930차례가 넘은 전쟁도 대부분 대륙에서부터 밀고 내려왔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성씨를 비롯해 입춘 등 사계절 절기, 그리고 명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중국대륙에서 흘러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의 성씨는 나라 정(鄭)이다. 정나라는 지금으로부터 2800년 전인 중국 춘추시대 있었던 나라 중의 하나였다.

전통적으로 농업사회였던 중국은 태양의 주기를 근거로 계산하는 양력과는 다른 달의 운행주기를 계산해 날짜를 세는 음력을 사용해 왔고 이를 근거로 고대부터 적용해 왔다. 

명절도 마찬가지여서 음력 1월 1일 설과 음력 8월 15일 중추절이 한국의 대표 명절인데 중국에서 설을 춘절, 추석을 중추절이라고 부르며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중국에서는 양력 1월 1일은 원단이라고 해서 한국처럼 하루 쉰다. 올해는 1월 1일이 목요일이었는데, 중국정부에서는 1일부터 3일까지 3일을 쉬게 하고 일요일인 1월 4일에 대체 근무하도록 했다. 이는 목요일 하루 쉬고 금요일 출근하고 다시 토요일과 일요일을 쉬게 되는 징검다리 형태여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연휴로 쉬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인, 음력 중심의 절기 계산법
음력 설인 춘절은 중국인들에게는 가장 큰 명절이다. 중국인들은 춘절을 지내는 것은 궈넨(過年)이라고 해서 고향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따라서 매년 춘절 1주일 전부터 방송 등 매체에서는 중국대륙의 귀성길 모습을 특집보도로 내보낼 정도로 온 대륙이 떠들썩하다. 춘절의 역사는 3천년에 이른다. 춘절을 앞둔 중국 가정에서는 대청소를 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그림인 연화나 복자를 써서 집 안팎을 장식한다. 섣달 그믐날 저녁에는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해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TV프로그램인 춘절만회(春節晩會)를 시청한다. 원래 대나무를 이용했고 2천년 전통을 갖고 있는 폭죽을 터뜨리며 귀신을 쫓아낸다.

요즘은 길바닥에 늘어뜨린 폭죽 뿐 아니라 공중으로 쏘아 올린 불꽃놀이까지 일반화되면서 중국 대륙 전체가 시끄러울 정도다. 올해 춘절에도 이런 불꽃놀이 때문에 중국 산동성에서는 어떤 사람이 건물 옥상에 몰래 키우던 호랑이가 불꽃놀이에 놀라 옥상 울타리를 뛰어넘으면서 길바닥으로 추락해 죽은 일까지 있었다. 

결국 이 일로 야생동물을 몰래 키운 것이 드러나 이 사람은 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물게 됐다고 중국방송이 보도하기까지 했다.

춘절 때 세뱃돈 ‘홍바오‘
한국의 명절은 차분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설 명절 때 한국은 떡국을 먹는데 중국인들도 춘절 때 음식을 준비한다. 넓은 대륙이어서 음식도 다르다. 춘절음식으로 북방에서는 물만두와 남방에서는 중국식 떡을 만들어 먹는다. 북방에서는 춘절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 앉아 만두를 빚는데, 만두속을 채운 뒤 만두피를 서로 맞붙이는 것은 입을 봉해 나쁜 일을 없앤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만두소에는 배추와 두부가 반드시 들어간다. 배추의 파란색은 평화를 뜻하고 두부의 흰색은 안전을 의미하는데 일년 내내 무사고를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남방에서는 설떡을 동그랗게 만드는데 둥근모양은 평화와 영원성을 의미한다. 춘절 때 아이들은 한국처럼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는데 이를 홍바오(紅包)라고 한다. 결혼식 때 축의금을 넣은 봉투도 마찬가지로 홍바오라고 하는데 붉은색은 사악한 기운을 쫓아낸다는 뜻과 번성한다는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뇌물을 가리켜 홍바오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보름·한식도 두 나라 엇 비슷
춘절이 지나고 정월대보름을 원소절(元宵節)이라고 부르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원소절에는 용의 모양을 만든 등부터 각종 등불놀이를 한다. 용은 중국 고대 신화나 전설 등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신령한 동물로 돼 있는데, 중국인들은 자신들을 용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며 숭배해 왔다. 그래서 황제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부를 정도로, 용은 온갖 복을 내리고 재앙을 물리칠 수 있는 토속신앙으로 자리 잡아 왔다. 정월 대보름인 원소절에는 깨와 설탕 소를 넣어 찹쌀로 둥글게 만든 원소를 먹는다.

24절기 중의 하나인 양력 4월 5일 청명절은 한국과 비슷하게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한다. 청명절은 춘추시대 진(晉)나라 문공(文公)인 중이(重耳 )가 망명 중에 있을 때 자신을 도와 줬던 개자추라는 사람을 애도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한식은 동지 후 105일, 청명 1일 전을 한식이라고 한다. 한식날에는 3일간 불을 사용하지 않고 쑥떡과 쑥탕, 콩국수,식혜 등 차가운 음식인 한식(寒食)을 먹으며 줄다리기, 연날리기 등을 즐기는 풍습이 있다.

강릉단오제를 둘러싼 논란
음력 5월 5일 단오절도 한국과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한국이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신청하자 중국에서 자신들의 고유 명절이라며 반발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단오절의 역사는 2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오의 유래는 원래 여름철 전염병을 막기 위한 날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 문학사상 유명한 인물이 바로 춘추시대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 BC 340년~BC 278)이다. 지금도 전해 내려오고 있는 시 ‘이소(離騷)’를 지은 그는 당시 강남지역의 대국이었던 초나라의 왕족이면서 정치가였지만 불운한 인물이었다. 학식이 높고 정치적 식견도 뛰어났지만 초나라 회왕 때 모함을 받아 유랑하다가 호남성의 멱라강에서 몸에 돌을 묶고 투신자살했다. 그 날이 바로 음력 5월 5일이었으며, 사람들은 물고기들이 그의 시신을 뜯어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 찹쌀밥을 대나무 잎에 싸고 강물에 던졌다. 이를 쫑즈라고 하며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 단오절 풍속으로 강에서 노젖기 대회인 용선(龍舟)경기를 한다.

한국의 추석인 음력 8월 15일은 중국의 중추절이다. 중추절은 중국인들이 춘절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명절이다. 중추절에는 보름달 모양을 본떠 만든 웨빙(月餠)이라는 떡을 만들어 먹는는데, 이는 당나라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요즘은 선물용으로 중국가면 백화점 등지에서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웨빙은 둥글게 생겨서 가족들간 단결과 원만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밖에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이라고 해서 경치 좋은 곳에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국화주를 마시며 국화떡과 쑥떡을 먹으며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가장 중요한 경축일은 10월 1일 국경절
명절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가장 큰 기념일은 매년 10월 1일 건국기념일인 국경절이다. 4년 동안의 내전 끝에 영국과 미국의 지원을 받은 장제스의 국민당을 대륙에서 몰아낸 중국공산당의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텐안문 성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했던 날이다. 이후부터를 중국인들은 신중국이라고 부르며, 국경절에는 법정휴일은 3일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5일에서 일주일간 쉬게 된다.    

이밖에도 3월 8일은 부녀절이라고 해서 여성들은 직장에서 오전만 근무한다. 세계 노동절인 5월 1일에도 3일에서 일주일까지 휴일로 정해지기도 한다. 1919년 일본 등 서구 열강에 저항했던 5·4운동을 기념해 청년절이라는 기념일이 있다. 한국은 어린이날이 5월 5일이지만 중국은 6월 1일로 세계 아동의 날로 지정했으며 어린이들은 휴일이다. 이밖에 7월 1일은 중국 공산당 창당 기념일, 8월 1일은 한국의 국군의 날처럼 중국인민해방군 건군 기념일이다. 스승의 날은 9월 10일이며, 쑨원이 주도한 1911년 신해혁명을 기념한 10월 10일은 쌍십절인데, 중국 본토가 아닌 타이완에서는 이날을 건국 기념일로 정했다. 

또한 중국은 56개 다민족 국가인 만큼 지역별로 특수한 역사적 전통이나 풍습 등을 근거로 각각 지방정부가 별도 지역별로 명절을 정해 각종 축제나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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