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과 연등의 유래(화봉진각 목포시 목원동 반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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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과 연등의 유래(화봉진각 목포시 목원동 반야사 주지)
  • 윤영선
  • 승인 2015.05.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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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봉 진각 스님 (반야사 주지)
불기 2559년 서기 2015년 5월 25일(음력 4월 8일) 이날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일이라 하여 불탄일(佛誕日) 또는 욕불일(浴佛日) 이라고도 한다.

부처님 오신날에 사찰과 거리에 밝히는 연등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기능을 한다. 자신을 태운다는 것은 자신을 무아(無我)로 돌린다는 의미이며, 거기서 나오는 밝은 빛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어 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현우경’의 빈녀난타품에 나오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연등의 의미를 보다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이야기다. 이곳에 기타 태자가 기증한 기원정사가 있어 부처님은 여기에 머물며 수행하고 법을 설하셨다. 유서 깊은 사위성에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신분에 걸맞게 석가모니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성대하게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한탄하며 말했다. 모처럼 위대한 스승을 뵙게 되었는데 나는 천하고 가난한 신분으로 태어나 아무것도 공양할 것이 없구나! 그는 슬퍼 하다가 자신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고 결심하여 온종일 구걸하여 돈 한 푼을 얻어 그걸 가지고 기름집으로 갔다. 한 푼어치 기름은 정말 보잘 것 없었으나 주인은 그의 마음을 갸륵하게 여겨 한 푼의 몇 배나 되는 기름을 담아주었다. 여인은 그 기름을 부처님께 공양 올렸고, 난타는 그것으로 등을 만들어 등불을 켜 세상을 밝혔다. 그날 밤이 깊어 등불이 하나 둘 꺼져가는데 신기하게도 난타가 밝힌 등불만은 시간이 갈수록 밝기를 더했다. 부처님을 곁에서 시중들던 아난존자는 등불이 켜져 있으면 부처님께서 주무시는데 방해가 될까 염려되어 끄려했다. 그러나 등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밝고 힘차게 타올랐다. 이것을 보신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두어라 아난아! 그 등불은 한 가난한 여인이 간절한 정성으로 밝힌 것이어서 너의 힘으로 그 불을 끌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여인은 지금은 비록 가난한 모습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될 것이다.”

이 경전 말씀에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알 수 있다. 하나는 보잘 것 없더라도 정성스러운 보시는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비록 가난하지만 자신의 정성을 다하여 공양하는 마음은 어떤 장애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 마음에는 자신의 진실한 마음이 들어있고 그 진실한 마음은 깊은 바다와 같이 고요하여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물결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연등의 유래를 찾아볼 수가 있다. 

지혜의 연등을 밝히어 무명의 어둠을 걷히는 내용은 ‘대열반경’의 가르침에도 잘 드러나 있다. “자귀의 법귀의 자등명 법등명 이계위사 불방일(自歸依 法歸依 自燈明 法燈明 以戒爲師 不放逸)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아 앞길을 열어가며 진리를 의지하여라. 계를 스승으로 삼아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세상의 모든 고통, 원망, 질투, 근심, 걱정 등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내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진리의 등을 밝혀야 한다. 자신을 등불로 삼는 것은 내 마음 속에 부처님의 밝은 지혜 빛이 타오르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앞길을 밝히라는 의미이다. 우리들은 여러 가지 잡념과 번뇌 망상으로 어둠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나라는 생각만 거두어 내면 그 밝은 빛은 바로 이 자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 밝은 빛으로 세상을 밝히게 되며 그 무아의 빛이 자비로 승화되어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진리의 등불이란 바로 부처님 말씀이다.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진리를 빛으로 삼아 내 앞길을 비추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걸어간다. 진리의 빛은 깨달음의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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