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손님 접대문화와 술 그리고 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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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손님 접대문화와 술 그리고 격식
  • 정거배 기자
  • 승인 2015.06.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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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테이블 앉을 때도 의전에 따라 배치
▲ 중국인들은 손님 대접하기를 좋아하며 식사를 대접할 때는 격식과 의전이 있다. 식사는 대부분 화합을 상징하는 원탁 테이블에서 빙 둘러 앉아 하게 되는데 식사를 주최한 서열 1위의 사람이 출입문을 바라보고 안쪽에 앉는다. 주최한 이의 바로 오른편에 초청받은 서열 1위의 손님이, 바로 왼쪽에 두 번째 서열의 손님이 앉게 된다.

▲ 정 거 배 <인터넷 전남뉴스 기자, www.ohmyjnews.com>
한국인과 중국인은 사고방식이나 생활문화에서도 많이 다르다. 한국인들은 옷을 입을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를 먼저 생각하지만 중국인들은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이 편하다고 생각하며 옷을 입는다. 그래서 큰 회사 사장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보기에는 허름한 차림일 수도 있다. 중국인들은 대신에 먹는 것에 대해서는 생사화복과 관련이 있다고 여길 만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행 할 때는 반드시 먹을거리를 챙겨서 간다.  

사람 간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옛 부터 멀리 사는 친구가 자신의 집에 와서 며칠 간 묵고 다시 돌아 갈 때 그 친구가 가야 할 거리의 절반정도까지 배웅한다고 한다. 지난 5월말 필자는 고길호 군수 등 신안군 관계자들과 동행해 중국 베이징 대흥구를 방문했었다. 자매결연 등 공식 초청행사였는데  우리 일행이 묵었던 호텔 1층에서 식사대접을 끝내고 난 대흥구청 관계자들은 우리가 숙소로 가기 위해 타야하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와서 우리를 배웅했다. 돌아올 때도 대흥구 관계 공무원들은 공항까지 직접 나와 배웅했다.

사람 간 관계 중시하는 중국인
또 중국에서 음식과 함께 술은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인들은 술을 즐겨하고 함께 마시는 것을 친분과 우의의 척도로 여길 정도다. 그러나 중국에서 술에 취해 주정을 하거나 길거리에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 모습을 예의에 벗어난다고 여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손님 대접하기를 좋아하며 식사를 대접할 때는 격식과 의전이 있다. 식사는 대부분 화합을 상징하는 원탁 테이블에서 빙 둘러 앉아 하게 되는데 식사를 주최한 서열 1위의 사람이 출입문을 바라보고 안쪽에 앉는다. 주최한 이의 바로 오른편에 초청받은 서열 1위의 손님이, 바로 왼쪽에 두 번째 서열의 손님이 앉게 된다.

또 식사자리를 주최한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이가 출입문을 뒤로 하고 주최자와 원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본다. 이처럼 식탁 좌석의 배치는 서열에 따라 앉는 순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음식을 나르는 식당 직원들도 제일 먼저 누구 앞에 놓아야 하는 지를 기본적으로 알게 된다. 그래서 주최자의 오른편에 앉은 손님 앞에 제일 먼저 음식을 놓고 초대한 사람은 그 손님에게 먼저 음식을 집을 것을 권하며 식사가 시작된다.

식사 시 주의 할 점들
중국인들은 식사 시에도 주의하는 것이 있다. 손님을 대접하면서 술 주전자나 차 주전자 입 부분을 사람 쪽으로 향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주전자의 입부분이 사람을 향하면 그 사람은 구설수에 오른다는 통념이 있다. 또 손님을 대접할 때는 달걀을 두 개 부치지 않는다고 한다. 달걀 두 개는 중국어로 ‘얼단(二蛋)’이라고 발음하는데. 이는 ‘바보’라는 뜻이다. 과일을 대접 할 때도 배는 둘로 쪼개지 않는다. 배는 중국어로 ‘리즈(梨子)’이고 ‘나누다’라는 중국어는 ‘비에(別)’이다. 그래서 배가 갈라지는 것을 ‘리비에(梨別)’가 되는데, 이는 중국어 발음 ‘리비에(離別)‘과 같다. 따라서 배를 둘로 쪼개서 먹는 것은 ’헤어진다‘라는 뜻이 된다.
특히 중국인들은 접시에 놓인 생선은 한쪽을 다 먹은 뒤 우리처럼 뒤집어서 다른 한쪽을 먹지 않고 뼈를 발라낸 뒤 먹는다. 고기를 뒤집는 것은 배가 뒤집힌다는 좋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식사 맨 나중에 탕과 밥이 나오는데 중국인들은 우리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먹지 않고 작은 밥그릇을 입에 대고 젓가락을 사용해 먹는다. 고개를 숙이고 먹는 모습은 돼지와 비슷하다고 해서 피하는 것이다. 각자 앞에는 개인접시가 주어지는데 여기에 담은 요리는 남기지 않은 것이 습관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법이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숟가락은 탕을 먹을 때만 사용하고 젓가락은 국수 등 면이나 밥을 먹을 때만 사용한다.

주요리가 많게는 32가지
중국인들이 식사할 때 나오는 요리도 순서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식요리가 나오기 전에 소채라고 해서 차를 마시면서 가볍게 먹는다. 이어 찬 요리인 냉채, 채소나 고기류 볶음요리인 열채가 나온다. 이어서 재료 전분을 풀어 국물이 있는 볶아낸 음식과 본격적인 산해진미라 할 수 있는 주요리인 주채가 나오며, 주채는 일반적으로 4, 6, 8가지로 짝수로 나온다. 이는 중국 인들이 짝수를 길한 숫자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주채는 많을 경우 16가지에서 32가지까지 나온다. 

주채는 대부분 6가지에서 12가지가 가장 일반적이며 가장 고급 재료를 사용하는 요리가 우선 나오고 볶음요리, 튀김요리, 조림요리, 찜요리, 볶아서 소스를 뿌리는 요리, 구이요리, 채소요리 순서로 나온다, 주요리 중에서 빠지지 않는 요리는 생선인데, 특별한 의미를 둔다.

생선요리를 중시하는 이유는 중국의 전통 농경사회에서 비를 관장하는 영적인 존재로 용과 물고기를 꼽았다. 물고기는 오곡의 풍성함과 직결되는 존재로 여겼다. 설날인 춘절에도 생선요리는 빠지지 않는다. 식사 자리에서 주채가 나오는 순서 끝은 탕이다. 따뜻한 국요리의 경우  요즘 샤브샤브인 훠궈가 나오기도 한다. 주채가 끝이 나오면 과일과 밥이 나온다. 중국인들은 식사 맨 끝 순서에 밥을 먹는데, 밥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국수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국수는 길어 긴 인연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의상 배가 불러도 다 먹는 것이 식사자리의 예의라고 할 수 있다.

첫 환영주 건배는 3차례씩
더구나 중국은 침대와 입식 문화이다. 따라서 중국인들을 대접할 때는 반드시 의자가 갖춰진 입식 식당에서 해야 불편해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손님을 대접하는데 술이 빠질 수 없다. 중국전설 속에서도 술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을 정도로 중국의 술의 역사는 오래됐으며 지방마다 한 두 개 정도의 명주가 있다. 더구나 중국술은 대부분 증류주로 알코올과 물을 일정 비율로 섞은 희석주인 한국의 소주와 다르다. 중국술 대부분은 바이주(白酒)인데 증류주의 특징은 독하지만 숙취가 심하지 않고 빨리 회복되고 과음에 따른 두통도 덜한 편이다. 필자가 아는 중국인들이 한국의 소주를 꺼리는 이유는 숙취에 따른 두통이라고 이야기한다.

중국인들은 또 술잔을 돌려가며 마시지 않고 자기가 자기 잔에 따라 마신다. 손님을 접대할 때 첫 음식이 나오게 되면 초청한 주최자가 손님들에게 첫 번째 환영주를 권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 건배를 하게 되며 세 번째까지 마시는 것이 술 예절이다. 그런데 세 번째 환영주를 마시기 전에 손님 측에서 먼저 술을 권하게 되면 초청자 측의 정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가 되기에 주의해야 한다. 주최자의 환영주 건배 3차례가 끝나게 되면 다시 주최자 둘째 서열의 사람이 다시 세차례 환영주 건배를 제의한다. 이어 다음 차례 서열의 주최자가 환영주를 건배를 하게 되면 모두 아홉차례 건배를 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 뒤 초청자들은 우의를 다지는 차원에서 원탁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손님좌석으로 다가가 개별적으로 건배를 제의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의 술은 각 지방 것을 합쳐 3만 가지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류는 바이주(白酒)부터 시작해 황주, 약주, 과실주와 맥주가 있다. 맥주는 독일의 식민지였던 유명한 산동성 칭따오 맥주부터 베이징의 연경맥주, 하얼빈 맥주 등 각 대도시와 성별, 자치구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가 있다.

800년의 역사, 명주 마오타이주
가장 대중적인 술은 바이주로 보통 알코올 도수가 50~60도이다. 중국의 8대 명주가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술이 바로 마오타이주(茅台酒)는 중국 대륙 남부 귀주성의 마오타이진(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8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1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았으며 스카치위스키, 꼬냑과 함께 세계 3대 명주에 속한다. 마오타이주의 생산지 마오타이진은 독특한 자연환경과 기후조건을 갖고 있다. 분지에 속하는 이곳은 해발 440m로 하루 종일 안개가 낀 날이 많고 여름에는 35-39도의 고온이 지속되고 일 년 중 절반 이상은 무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된다. 이런 기후가 술의 원료를 발효, 숙성하는데 매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오타이주의 독특한 향기를 내는 미생물을 생기게 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을 한다. 일부 지역에서 마오타이주를 모방해 만들려고 했으나 실패한 이유는 바로 이같은 독특한 기후조건 때문이었다. 마오타이주는 110가지 향기가 있으며 마신 뒤 빈잔에도 오랫동안 향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향 성분은 술 제조과정에서 향료를 넣어서가 아니라 반복적인 발효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다. 알코올 도수가 52-54도를 유지한다. 마오타이주의 주조과정은 7개월인데 만들어진 술은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는 창고에 4년 이상 저장한 다음에 다시 40년, 30년, 20년, 10년, 8년 5년씩 숙성된 술과 혼합해 검사에 통과한 것만 판매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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