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사랑의 편지쓰기 수상작. 서부초등학교 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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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사랑의 편지쓰기 수상작. 서부초등학교 최지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5.07.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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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서부초교 최지원
정경미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하고 빨간 루비 같은 장미가 탐스럽게 핀 5월이에요. 학교 오가면서 하얀 울타리에 핀 장미를 볼 때마다 선생님의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떠올라 기다렸던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3학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3달이 지나고 있어요. 처음 선생님을 보았을 때는 강한 눈빛으로 조용조용 얘기하셔서 굉장히 무서울 것 같아 제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답니다. 하지만 선생님과 공부하면서 지내다 보니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요. 특히 말썽쟁이 우리 반 남학생들에게는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치지 않으시고 유머나 우스운 몸짓으로 무안하지 않게 대해주시며 “그래도 이뿐 놈~~”하시면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곤 하는 게 저는 참 재미있고 선생님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정말 남자 아이들은 철이 없어 친구를 놀려대고 시도 때도 없이 까불어서 상대하기도 싫고 힘들거든요.

우리가 처음 만난 첫날 선생님께서 “개그우먼에도 정경미가 있는데 그 사람보다 선생님이 조금 더 재밌고 조금 더 예쁩니다. 기대해보세요.”했던 말씀의 의미를 알겠어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우리 3학년 2반만의 특별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시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저는 그 추억거리라는 것이 무엇일까 많이 궁금하고 나름 기대도 했는데 정말 멋진 이벤트였어요! 우리가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고 자기 영어 이름의 알파벳으로 나만의 이니셜팔찌를 만들었는데 우리 엄마가 탐내는 고급스러운 팔찌를 만들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책상에 손수건을 깔고 접시에 담은 검은콩 같은 작은 구슬을 실에 꿰며 사이사이에 알파벳을 넣으면서 만드는 팔찌였는데 장난치다가 바닥에 쏟아버리는 친구, 실수로 구슬을 잃어버린 친구도 있어서 긴장되기도 하고 참으로 어수선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처럼 완성해서 착용하니까 다른 반 친구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예쁜 팔찌가 탄생됐어요.

저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구슬이라면 그 재능을 잘 갈고 닦아야 훌륭한 사람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선생님께서는 제가 부족한 일기 쓰기와 독후감 쓰는 방법을 검정색과 빨간색으로 구분해서 사실과 생각을 비교해 알려주시니 글쓰기가 어렵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배워 자신 있게 도전한 제 글을 검정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지게 잘 썼다고 칭찬해 주셔서 이제는 글쓰기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사실 글을 잘 쓰지 못한 때도 많아 엄마께 충고도 많이 받는데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제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됐어요.

저의 재능을 발견하게 해주신 것 너무 감사하고요 실에 구슬을 하나씩 잘 꿰어야 멋진 팔찌가 만들어지듯 저도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 연습도 많이 해서 생택쥐베리 같은 멋진 작가가 될 거예요.

일기 쓰듯이 생활문을 쓰면 된다고 글짓기 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추천해 주시고 선생님이 스크랩하신 좋은 자료들로 지도해주셔서 그것도 참 감사드려요. 태랑이랑 같이 열심히 배워서 좋은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은 현장학습을 가게 돼서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어요. 다음주에는 1학기 생일파티를 위해 케익 만들기가 예정돼 있어서 너무 기대되고 설레어요. 정말 저는 우리 3학년 2반이 된 것이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 우리반 30명에게 일러스트 스케치북을 만들어주시느라 허리 많이 아프셨죠? 선생님이 갖고 계신 그 책이 너무 갖고 싶어서 스티커 모아서 꼭 사야지 생각했는데 천사 같은 선생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기에 멋진 그림들로 가득 채워 영원히 간직할 거예요.

선생님, 내일의 즐거운 현장학습을 기대하며 일찍 꿈나라로 가야겠어요. 선생님께서도 안녕히 주무세요^^

2015년 5월 21일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는 제자 최지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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