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의원, 거부권 거론하며 ‘대통령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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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의원, 거부권 거론하며 ‘대통령 맹비난’
  • 최지우 기자
  • 승인 2015.07.01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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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수석부대표로서 "지적해야 할 것을 지적했다" 평가
박 대통령의 국회 모욕에 대한 단비같은 명연설 호평


 “지금 대통령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국민 분열, 정쟁유발의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통령께서 국회를 나무라는 것은 국민 개개인을 짓밟아 뭉개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무성 대표, 서청원, 이재오 의원, 유승민 대표는 어디에 계시냐. 기개는 다 어디로 갔느냐”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유승민 대표에 대해서는 “약속을 믿고 많은 양보를 했다. 한 입으로 두 말 안 된다. 국회의원 권위와 명예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무너져야 하느냐”며 “국민 앞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가 소식통에 따르면 이윤석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제1야당의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당연히 해야하고, 꼬집어야 할 발언이라는 평이다.

정가의 한 인사는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로 정국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며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은 국회 모욕에 대한 단비같은 명연설이었다”고 호평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책임론을 거론했는데 당이 곧바로 원내대표를 감싸 안은 것에 대해 유 대표의 판정승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윤석 의원 본회의 의사진행발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대통령께서 언급하신 배신의 정치가 의미가 무엇인지 이 자리에 계신 새누리당 의원님께 확인하고자 합니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상대로 불신과 대결의 정치를 선택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고 마치 여야 대한민국 국회가 법을 잘못 만들어서 국가가 위기에 처한 것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에서 하신 말씀은 도저히 대통령의 품위와 품격의 언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국회의원을 여러 차례나 역임하신 분의 말씀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입니다.

대통령께서 국회를 나무라는 것은 국민 개개인을 짓밟아 뭉개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대통령께서는 국민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계십니까?

정의화 국회의장님.

의장님께서는 의회주의자가 맞습니까? 신뢰와 명분을 중시하시는 정의화 의장님이 맞습니까? 의장님,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국회를 스스로 모독하는 불행한 의장으로 역사에 남으실 겁니까?

김무성 대표님, 서청원, 이재오 의원님, 유승민 대표님 어디에 앉아 계십니까? 그 기개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우리당 의원님들께서 유승민 의원님의 약속을 믿고 많은 양보를 하셨습니다. 한 입으로 두 말 하시면 되겠습니까? 우리 국회의원 권위와 명예가 이렇게 대통령의 한마디에 무너져야 합니까? 국민 앞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헌법적 권리가 이렇게 무너진다면 입법부는 이제 거수기가 될 뿐입니다. 새누리당이 스스로 거수기임을 자인 하는 것입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신의와 합의를 존중하는 정치가 아니라 배신과 불신의 정치가 청와대에 의해서 발생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이 아니었습니다. 메르스 사태와 서민 경제 위기에 무능하게 대응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했어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입니다.

지금 대통령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국민 분열, 정쟁유발의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통령이 해야 될 일이 아닙니다.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을 통합해야 될 대통령이 오히려 정상화를 비정상화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입법부의 권위를, 명예를, 모욕하는 행위를 그만 둬야 합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책임은 이제 여기에 계시는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있습니다. 국회를 다시 살려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회 위에 있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국민 위에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라도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이 무너진 국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국회가 부끄러운 역사를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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