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자<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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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35>
  • 정거배
  • 승인 2015.10.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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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자체, 요우커 유치시책 ‘총론’만 무성
▲ 2014년 한 해 동안 중국인들은 1억1천700만 명이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억의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지난해 한 달 평균 1천만 명 정도가 해외여행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랄 만한 일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2014년 세계면세점 시장에서 중국인들이 구매한 액수는 총 매출의 47%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공장으로서, 그동안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생산대국이었던 중국이 이제 소비대국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표나 동향분석도 없고 구체적 전략 전무, 무조건 ‘오시오’

<인터넷전남뉴스 기자 · 중국언어와 문화학 전공>
2014년 한 해 동안 중국인들은 1억1천700만 명이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억의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지난해 한 달 평균 1천만 명 정도가 해외여행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랄 만한 일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2014년 세계면세점 시장에서 중국인들이 구매한 액수는 총 매출의 47%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공장으로서, 그동안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생산대국이었던 중국이 이제 소비대국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2013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435만 명, 2014년에는 185만 명이 늘어난 613만 명이 찾았다. 한국은 2014년 건국 이후 사상 처음으로 외국관광객 1천400만 명이 입국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관광객 1명 당 평균 220만원(2,100달러)을 지출했다.
한 해 동안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경제에 총 13조 5,000억 원의 민간소비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생산유발계수에 대입한 결과 중국관광객들로 인한 지난해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는 0.3%포인트로 잡았다. 지난해 성장률 3.3%에 중국관광객이 10%에 가까이 기여했다는 뜻이다. 자체 성장동력이 사실상 없다 시피 한 한국경제의 활로를 중국 관광객 유치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바로 이런 근거 때문이다.

요우커, 한국 경제성장률 10% 기여

한중 양국은 그동안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간 인적교류 확대를 위해 비자발급 면제제도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관광 목적으로 방한하는 중국인들에게 비자발급을 면제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 단기 관광비자 발급이 면제될 경우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한해 1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도 무안공항을 포함한 강원도 양양공항 등 전국의 7곳 지방국제공항은 중국관광객 무비자환승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제주도를 목적지로 한 중국인이 입국할 경우 이들 지방공항을 통해 들어오면 5일(120시간) 간 비자 없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까 제주도로 향하는 중국인이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광주전남지역을 5일 간 관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 2/4분기(4월~6월) 방한 중국인은 총 157만4천788명으로, 이 기간 메르스 창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다. 입국 경로를 보면 인천공항이 69만4천735명(44.1%)으로 가장 많고 제주공항 46만5천199명(29.5%)에 달한다. 또 중국과 카페리 항로가 10개나 있는 인천항도 올 2/4분기 동안 12만4천729명(7.9%)이 선박을 이용해 입국했다. 그러나 이 기간 무안공항은 전체의 1%에도 못 미치는 1만3천572명(0.9%)을 기록하는데 그쳐 지방국제공항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4년 한해 전남도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16만여 명에 불과하다. 작년 한해 613만 명이 방한 것에 비해 너무 초라하지 않는가? 특히 중국인들이 방한해서 제주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는 광주시와 전남도를 비롯한 시군 지자체들이 ‘요우커 유치’라며 구호는 요란하지만 실질적인 정책과 전략이 없음을 반증한다. 결국 대중국교류를 위한 전략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수용태세 준비는 뒷전 

전남도나 광주시 등 광역지자체 뿐 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도 한 목소리로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과연 중국인들이 찾고 싶어 할 정도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을까? 중국을 향해 오라고 손짓을 열렬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와서 놀고 즐기고 먹을 수 있는 이른바 수용태세는 갖추고 있을까?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길“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중국의 전설적인 요순임금시대에 천하가 태평했다는 것은 전쟁이나 범죄가 없어서 그랬다는 얘기가 아니다.
백성들의 이른바 의식주 문제가 다른 시대에 보다 나아졌다는 얘기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 왕조가 300년을 넘기지 못하고 교체됐다. 백성들은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흉년이 들어 식량난 등 생활이 곤궁해 지면 하늘이 천자에 대해 뜻을 철회했다고 보고 국가권력을 향해 반란을 일으켰다. 농민들의 반란은 하늘이 천자인 왕을 불신임 한 것이라며 봉기의 정당성으로 삼았던 것이다. 중국인들은 천자(왕)와 백성의 관계를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봤다. 자식은 부모에 순종하고 도리와 의무를 다하는 대신 부모는 자식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전통적으로 먹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자신들은 국내여행을 할 때도 차에 오르기 전에 반드시 차 안에서 먹을 것을 챙기는 습관이 있다.
그렇다면 중국 관광객들이 광주전남에 찾아오면 과연 그들이 찾을 먹거리가 제대로 준비돼 있을까? 한국의 100배나 큰 960만㎢ 면적의 중국은 각 성과 자치주마다 사람들의 기질 뿐 만 아니라 풍습과 먹거리도 다르다.

북방 사람들은 육식과 밀가루 음식을 주식으로 하지만, 남방은 쌀 등이 주식이다. 중국인들은 보통 아침을 아무것도 넣지 않은 쌀죽 등을 먹거나 아니면 요우탸오라고 하는 밀가루로 만든 꽈배기 튀김을 먹는다. 만약 목포에 1천 명의 중국인들이 온다면 이들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부터 문제가 된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에게 우리처럼 김치에 된장국을 내놓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중국인 먹거리 문화 이해부족

얼마 전 전지훈련 차 목포를 방문한 중국인들을 대접하는 목포시공무원들을 우연히 길거리에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목포에 온 중국인들을 횟집에서 대접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남쪽 광둥성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생선회와 같은 중국인들은 익히지 않는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몸 위속의 온도와 먹는 음식의 온도가 너무 차이가 많이 나면 해롭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찬 음식을 먹는 것을 피한다.

중국여행을 가서 식당에서 맥주를 시키면 중국종업원은 시원한 것을 마실 건지 아니면 냉장고 밖에 있는 맥주를 마실 건지를 물어본다. 필자는 맥주를 약간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는 중국인도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음식 먹는 취향과 문화에 대한 인식도 없이 중국인을 대접한다며 생선 횟집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또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침대에 테이블 문화이다. 우리처럼 식당 방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는 습관이 아니다. 자신들이 살아온 생활 방식이 몸에 배어있기에 한국에서 와서 바닥에 앉아 먹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 한다. 과연 이런 준비까지 갖춘 식당이 광주·전남에 얼마나 될까?

최소한 이런 것부터 시작해 요우커 수용태세를 갖추지 않았으면서 무조건 ‘전남으로 오세요’하고 목청을 높이고 홍보를 해봤자 헛발질일 수밖에 없다. 단순히 관광안내판과 도로표지판을 중국어로 병기하고 통역요원 배치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10명 중 7명 이상이 개별자유여행

지난해만 보더라도 방한한 중국인들은 연령대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들이다. 여기에 10명 중 7명이상은 여행사에서 데리고 다니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개별자유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여행을 하는 것은 체험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방한 중국인들의 관광목적이 화장품 등 쇼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먹거리 뿐 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 홍보할 볼거리도 문제다. 중국대륙처럼 드넓은 땅에 한국보다 더 신기하고 볼 것도 많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을 때는 나름대로 여행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이색체험부터 중국에서 보기 힘든 볼거리 등... 그들의 요구와 취향에 맞는 체험여행 코스 등 여행상품개발은 등한시 하면서 무조건 오라고 하는 것은, 마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물이 필요한 사람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시원한 생수가 아니라 빵을 준비해 놓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중국 국가통계국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해외여행 송출국이 됐다. 지난 2013년 중국 여행자 수는 9천만 명 선이었으나 2014년 1억 명을 돌파했다.
2013년 전체 해외출국자 9천819만 명 중 90.6%에 해당하는 8천896만 명이 아시아에 집중됐다. 그러나 2014년에는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로 여행한 수가 54.4%에 그친 반면 유럽(29.6%), 북미(9.9%), 호주(5.0%), 아프리카(0.7%)순으로 여행목적지가 다양화 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10대 해외 국가 태국(12.6%), 홍콩(11.6%), 프랑스(10.8%), 미국(8.7%), 이탈리아(8.5%), 대만(8.0%), 일본(7.9%), 독일(7.2%), 말레이사아(5.3%) 순으로 꼽았으며 한국(5.0%)은 가까스로 10위 안에 포함됐다.

중국은 특히 겨울철에 따뜻하고 휴양하기 좋은 지역으로 목적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으며, 중국 휴가철 중 하나인 춘절기간에 가장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4년 전체 해외출국자수 중 71.1%(약 8천만 명)가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자유여행(Free Independent Travel) 방식으로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치밀하고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이같은 지표와 동향을 참고하고 분석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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