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대로 알자<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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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자<36>
  • 정거배
  • 승인 2015.10.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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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젊은층 겨냥한 요우커 유치대책 필요
▲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한국의 제주도와 서울은 알지만 전남을 알지 못한다. 광주·전남은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도를 가는 길목임에도 불구하고 찾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홍보가 안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중국인들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군 증도를 갔을 때 그들은 제주도보다 더 경치가 아름답다고 말했다. 망망대해만 보이는 제주도 바다의 경치와 차별성을 다도해가 있는 증도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자유여행 70%차지, 취향 맞는 관광상품개발 절실

▲ 인터넷전남뉴스 기자·중국언어와 문화학 전공
‘호랑이도 사막에 가면 낙타만도 못하다‘

중국에는 한국의 삼성, 현대를 비롯해 전 세계 500대 기업 98%가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세계 시장의 20%에 해당하는 14억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정글 만리’와 같은 경쟁을 한다. 진출한 외국기업 간 불꽃 튀기는 경쟁 뿐 아니라 토종 중국기업들과도 혈투를 벌여야 한다. 첫 머리에 이런 내용을 언급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의 분위기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내 120개 점포를 갖고 있던 롯데마트는 올 7월 산둥성 칭다오와 웨이하이 등 4개 점포를 폐쇄하기로 했다. 중국 토종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알리바바 그룹, JD닷컴 등과 같은 온라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가 경쟁이 치열한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한 가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1위를 달렸던 삼성 핸드폰은 현재 창업 5년 차인 중국의 <샤오미><화웨이><레노버>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애플에 이어 5위로 밀려났다.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던 이마트도 한때 27개까지 늘렸던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8개만 남겨 놓았다. 지난해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중국 본토에서만 29개의 매장을 정리했다. 월마트는 앞으로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대거 철수하는 동시에 2017년까지 중국에 117개의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까르푸도 일부 매장을 폐쇄할 정도다.

더구나 중국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잘 나가던 맥도날드도 베이징 창안백화점 점포의 문을 닫았다. 세계 최고의 커피숍 체인점인 스타벅스도 1999년 베이징 무역센터에 열었던 1호점이 개업 14년 만이 2013년 6월 문을 닫았다고 한다.

KFC는 왜 승승장구하는가?

반면에 중국에 진출해 현지인들을 겨냥해 죽을 비롯해 볶음밥과 요우탸오(꽈배기), 베지밀을 팔고 있는 KFC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의 특성과 정서를 반영하는 않는 브랜드는 아무리 세계적으로 성공했어도 중국에서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랑이도 초원에 가면 늑대를 못 당하고 사막에 가면 낙타만도 못하다’는 말을 실감케 해준다.

중국인들의 사고는 서구와 다르다.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한 중국인들의 독특한 습관과 소비패턴을 이해하고 간파하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31개 국가연합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인구 2천만 명이 넘은 베이징 사람들의 기질과 상하이 사람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인천과 가깝고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을 뿐 아니라 한국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산둥성만 보더라도 인구가 9천만 명이 넘는다.

중국은 22개 성과 네이멍구, 신장 위구르, 시짱 티벳 등 5개 자치구를 두고 있다. 여기에 베이징, 텐진, 상하이, 충칭 등 4개 직할시가 있다. 충칭은 인구가 3천만 명에 가깝다. 또 홍콩과 마카오 등 2개의 특별행정구가 있다. 홍콩과 가까운 선전 등 광둥성 사람들이 사용하는 광둥어는 베이징 사람들도 알아듣지 못한다. 상하이의 사투리도 마찬가지다. 나라가 아닌 대륙이기에 지역마다 기질과 특색이 다르다.
그렇다면 이제 중국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한국입장에서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규모는 경제성장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난 201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해외여행 송출국이 됐다.

이웃한 한국, 여행선호 국가에서 밀리는 이유

2005년 3천100만 명이었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2010년 5천738만 명, 2011년 7천20만 명, 2012년 8천300만 명, 2013년 9천819만 명에 이어 작년에는 1억1천700만 명을 기록했다.
2013년 전체 해외출국자수(9,819만 명) 중 90.6%(8,896만 명)이 목적지가 아시아에 집중됐다. 그러나 2014년에는 아시아는 54.4%에 그친 반면에 유럽 29.6%, 캐나다 미국 등 북미에 9.9% 이어 오세아니아(5.0%),아프리카(0.7%)순으로 여행목적지가 다양화 되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이 선호하는 10대 해외여행지는 태국(12.6%), 홍콩(11.6%), 프랑스(10.8%),미국(8.7%),이탈리아(8.5%),대만(8.0%),일본(7.9%),독일(7.2%),말레이시아(5.3%)에 이어 한국이 가까스로 5.0%로 10위를 기록했다.

태국이 1위에 랭크된 이유는 중국인들이 겨울철에는 동절기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따뜻하고 휴양하기 좋은 지역으로 목적지를 선택하는 경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해외여행 10대 도시에는 한국은 빠져있다. 홍콩, 파리, 방콕, 타이베이, 로마, 치앙마이, 베네치아, 피렌체, 푸켓, 밀라노 순이었다.  

또 중국인들은 설 명절인 춘절기간에 가장 많이 해외여행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해외자유여행업계(2014出境自助遊行業報告)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국한 1억 9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1%(7천757만 명)가 개별자유여행 방식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들 대부분은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자유여행(Free Independent Travel)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지난해 610만 명의 중국인들이 방한해 1인당 220만원씩 총 13조5천억 원을 지출함으로써, 같은 기간 우리 경제성장률의 10%를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체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중국 관광객의 방한은 가뭄 속 단비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인들은 전남을 모른다

올 2/4분기(4월~6월)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은 총 157만4천78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메르스 확산으로 3.0% 감소했다. 입국경로는 인천공항이 694,735명(44.1%)으로 가장 많고, 제주공항 465,199명(29.5%), 인천항 124,729명(7.9%), 무안공항은 13,572명으로 고작0.9%에 불과하다. 광주전남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주도로 가는 길목임에도 불구하고 왜 찾지 않은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중국인들은 전남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인들은 한국하면 제주도와 서울을 먼저 말한다. 그 다음에 부산정도다. 한국의 100배 면적에 인구도 30배가 넘는 14억 명이 살고 있는 대륙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당연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전남을 모르기에 전남을 찾지 않는 것이다. 전남도가 중국전담여행사를 육성하기로 했지만 전담여행사 허가를 받으려면 중국여행객이 30만 명 이상 방문해야 가능하다. 지난해 16만명의 중국인들이 전남을 찾았다면 앞으로 2배 이상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을 통해 방한하는 중국인이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다. 지난 2012년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은 3,433명에 불과했다. 2013년 2만3천명, 2014년 3만1천523명의 중국인들이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러면 광주전남 지자체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전남도는 최근 요우커 유치 대책으로  ▲중국전담여행사 육성  ▲중국-무안국제공항 항공노선 확대  ▲무안국제공항 수용여건 개선  ▲국제 크루즈관광 활성화  ▲중국 관광객 안내체계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신혼부부 1천 쌍 방한 ‘공수표’ 이유

또 요우커의 쇼핑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목포역 인근 차 없는 거리를 중심으로 집단 사후면세점 지정, 쇼핑지도 제작, 중국어 안내판 정비, 상설이벤트 진행 등 쇼핑 특화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면세점 등 고급 쇼핑과는 다른 소소한 지역의 쇼핑거리 제공으로 차별화해 홍보키로 했다. 이와 함께 다국어 안내판 정비, 광역 중국어문화관광해설사 양성, 중국 개별자유여행객을 겨냥한 스마트모바일 앱 구축, 글로벌 남도한바퀴 운영, 명품아웃렛의 적기 개장 등을 위한 행정력을 집중한다고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서울, 부산, 제주 등에 집중하고 있는 ‘요우커’를 지방으로 분산할 수 있도록 광주시,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시장 다변화에 필요한 다양한 중국 관광객 유치 협력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성 축령산, 장흥 우드랜드, 신안 갯벌 등 전남의 힐링 자원과 연계한 중소형 휴양형 마이스 산업(MICARE)을 집중 육성해 전남에서 워크숍과 힐링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중국과 친해지기 시책을 역점 추진 중인 광주광역시도 ▲중국문화원 분원 유치 ▲중국 특화거리 조성 ▲의료관광 유치 ▲중국인 문화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남도나 광주시의 유치전략에는 앞서 언급한 중국의 80년 대 이후 세대인 젊은층이라는 연령대와 70%가 넘은 개별자유여행을 하는 요우커를 타켓으로 하는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 양 지자체의 요우커 유치대책은 중국인 입맛에 맞는 면밀한 분석과 치밀한 준비라기보다는 통상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전남도는 중국 신혼부부 1천 쌍이 웨딩촬영을 위해 올해 전남을 방문한다고 했지만 결국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왜냐하면 중국 상류층 신혼부부들은 웨딩촬영 하는데 보통 우리 돈으로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는 쉽게 지출한다. 문제는 전남이 그들의 취향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의 사진작가들과 메이크업 등 수용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례에서 보듯 전남도나 일선 시군 대부분 중국관광객 유치시책을 역설하고 있지만 중국관광객의 정서나 요구에 맞는 구체적이고 치밀한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유치하는 구호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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