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8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불쑥 방문했다. 예고없는 방문 배경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은퇴하겠다"는 총선 전 발언 이후 불거진 정계은퇴 논란의 해법을 찾으려는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문 전 대표는 배우자 김정숙씨, DJ 3남 김홍걸씨 등 일행 8명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 10분 목포항에서 조양페리에 올라 낮 12시 50분께 하의도 웅곡항에 도착했다. 옹곡항 인근 식당에서 주민 10여명과 함께 점심을 먹은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에 오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참패한 호남 총선결과와 관련해 "호남이 우리 당에 회초리를 주셨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식사를 마친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생가로 이동해 약 1시간 30분 동안 머물렀다. 추모관에서 헌화와 분향을 마치고 생가 곳곳을 둘러본 문 전 대표는 안방에서 김홍걸씨와 배석자 없이 1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하의도를 찾은 소감과 20대 총선 기간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방명록에는 '그립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저희에게 남기신 말씀 꼭 받들겠습니다'고 남겼다.
문 전 대표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의 모교 하의초등학교와 큰바위얼굴을 잇달아 찾았다.
출항까지 남은 30여분 동안에는 바닷가에서 주민들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목포의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9일 봉하마을로 이동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애초 이번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었다"며 "문 전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총선 기간 호남 투어를 하는 과정에서 잡은 사적 일정이고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취지에서였다"고 말했다.
유용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