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ㆍ 연륙교 건설 다도해가 변하고 있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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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ㆍ 연륙교 건설 다도해가 변하고 있다 ②
  • 류정식
  • 승인 2016.06.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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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변화 확실한데 연륙된 섬 지킬 묘책은?
▲ 신의도와 하의도를 잇는 연도교 공사 현장 . 20년째 신의도와 하의도를 연결하는 바다길을 운행중인 길영자씨의 뱃길여정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끝날 예정이다.

부동산 폭등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경관 훼손 부작용 상존
인구감소ㆍ고령화 교육, 행정, 유통, 경제 체계 급변화 예상
외래식생물 유입 등 토종 식물 멸종 위기 대안 대책 시급

모든 섬은 뭍을 갈망한다. 섬사람들에게도 뭍은 꿈이자 희망이다. 그들은 아파도 배 시간에 맞춰 아파야 했다. 섬을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는 그래서 생겨났다. 그리고 연륙교가 만든 ‘섬 아닌 섬’에서 우린 한참 뒤에야 깨닫게 된다. 연륙교가 놓인 섬들이 뭍 사람들의 욕망의 배설구가 된 사실을. 신안 다도해도 연도교와 연륙교 공사가 한창이다. 연륙교는 1990년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특히 눈에 띄게 늘었다.

24시간 뭍으로 열린 길, 연륙교는 도지사든 시장이든 군수든 섬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 사이 섬은 많이 변했다. 무분별한 개발, 환경파괴, 교통난, 흐트러진 인심, 하다 못해 치우고 돌아서면 또 쌓이는 쓰레기까지 섬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문제에 대해선 누구 하나 앞장서는 사람이 없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는 섬의 개발을 섬 사람의 눈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뭍 사람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추진한다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섬 개발 사업을 실행하는 주체는 뭍  사람이다. 이들은 섬사람들의 정체성과 섬 문화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다. 섬이 육지를 갈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연륙교를 통해 뭍 사람들이 갈구하는 것은 탐욕이다.

제일먼저 섬을 지배하는 것은 부동산 값 폭등이다. 경관이 아름답고 생각되는 곳은 여김없이 외지인들이 대규모로 사들여 개발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안 자은도 백길리 해수욕장 인근 지역은 현재 땅값이 1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해수욕장 인근 야산은 4~5만원선에서 거래됐지만 2014년은 그 가격이 10배인 최고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경관이 아름다운 야산은 그 가격이 더욱 크게 올랐다.

목포 A부동산 관계자는 “새천년대교가 2018년 개통되면 부동산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2010년 지도 점암에서 사옥도로 연륙교가 건설된 증도의 경우 부동산이 크게 올랐다. 증도 면사무소 인근은 거래되는 토지는 없지만 가격은 크게 오른 상태이다. 증도 갯벌센터 유영업센터장은 “증도 엘도라도 인근 지역은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섬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과 섬이 연결되면서 그동안 섬의 특수성을 살려 추진됐던 사업이 대부분 통합되면서 주민들간의 갈등도 재현되고 있다. 2005년 완공된 중앙대교로 연결된 비금도와 도초도는 최근 인구감소로 고등학교 통합으로 한때 홍역을 치렀다. 학교 소재를 싸고 양 섬이 서로 전통성을 주장하며 유치를 강력 주장했기 때문이다. 연도가 안됐을 땐 각 섬에 고등학교가 하나씩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연륙이 될 경우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연도교로 연결된 자은도와 팔금도, 암태도, 안좌도는 교통발달로 인한 인구 이동이 적어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8년 새천년대교가 완공됐을 땐 상황이 급변할 것이란 주장이다. 교육과 문화, 대형마트 등 편리한 목포로 경제, 문화, 교육 체계가 급속히 흡수될 소지가 있다는 것.

▲ 비금도와 도초도를 연결하는 중앙대교 전경
도초도와 비금도에서 일어난 교육기관 유치는 아주 작은 주민간 갈등이란 것. 실제 인구 감소와 섬 노령화로 인해 아이들이 없을 경우 학교 통폐합이 최우선적으로 일어 날수 있다. 그동안 유지되어오던 교육체계가 무너질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900여개 신안 도서지역에 산재한 기존의 항 포구의 기능이 사라질 것이다. 현재 연도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하의도와 신의도 연도교 공사로 기능 여객선 기능하던 포구가 사라지면서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신안군에서조차 정확한 항 포구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할 것이란 지적이다. 50년 넘게 포구를 운영하고 있는 신의도 OOO(72 여)씨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 경우 항구 기능이 사라지지만 시설물에 대한 관리를 신안군에 명확히 해야한다는데 아직까지 이렇다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연도교 건설로 인해 주민의 생활이 바뀌면서 섬주민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분석이다. 신안군 등 행정관청은 이들에 대한 대안을 찾아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견인하고 유도해야하는 숙제를 안게된다. 2010년 연륙된 증도의 경우 몰려드는 관광객이 벌이고 간 쓰레기를 골머리를 안았다. 좁은 도로에 수십대의 대형 관광버스가 즐비하게 늘어서면서 섬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신안군은 연륙교 입구에 출입통제소를 두고 관광객들이 섬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도록 하면서 섬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했다. 또, 관광객들에게 일괄적으로 쓰레기 처리비용을 증수해 섬에 넘쳐나는 생활쓰레기를 처리했다.

이와함께 개발 등의 견해차이로 섬 주민들간의 잦은 분쟁도 일어나 주민들의 인심도 악화됐다. 건설 중인 연륙교는 어업권 보상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의~신의 연도교 공사에 어업보상비가 문제가 주민들이 구속됐다. 어업보상비를 개인용도로 횡령했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인 10억원에 가까운 어업보상비를 받았지만 주민들을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교량 건설과 관련해 어업피해 보상 소송은 흔히 있는 일이 됐으며 이로 인해 주민간의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다와 기암괴석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는 곳에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경관 훼손도 지적되고 있다. 대도시 인근 시화호 방조제 개발 이후 옛 섬이었던 제부도에 모텔촌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섬의 토종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8년 완공돼 목포와 연륙이 된 압해도의 경우 외지 방문객들이 옮겨온 외지 식생물로 섬의 생태계가 잘 보존된 송공산 습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천사의 섬 분재공원이 있는 송공산 습지는 땅귀개, 이삭 귀이개, 끈끈이주걱 등 희귀식물들이 한곳에서 서식한 것으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연륙이 안됐을 경우 섬의 고유 식생을 잘 보존하고 있었다. 최근 압해도에서 왜래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학계에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목포대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는 “연륙이 된지 5년이 넘으면서 외지인들의 방문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들이 자동차나 짐, 또는 소지품에 묻여 들여오는 외래식물이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는 광경을 종종 볼 수있다. 외래 식물은 번식력이 토종 식물보다 빨라 토종 식물이 잠식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도 연륙이 완공된 지역에서 확연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섬 자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관리되고 있지만 2018년 새천년대교가 완공될 경우 도시지역은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급격한 변화가 예견되고 있다. 이에 따른 행정체계 변화, 교육환경 변화, 주민들의 생활 변화, 경제체제 변화, 유통구조 변화 등이 예견되고 있다.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홍선기 교수는 “70~80년대 일본에서 연륙연도교 사업이 진행될 때 모두가 교량 건설을 요구했지만 현재는 교량을 없애주라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며 교량이 안된 섬 지역이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식ㆍ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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