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지키는 일식식당 보조요리사 고정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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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지키는 일식식당 보조요리사 고정빈군
  • 최지우
  • 승인 2016.08.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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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꿈쟁이, 요리하는 그 남자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3포, 5포, 7포, N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이 연애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꿈 희망을 포기하고 산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젊은이들이 경제적, 사회적 독립을 해야 할 나이가 되어도 취업 절벽에 막혀서 부모에게 의존하는 시대를 살아가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힘든 시기를 살아내고 있는 우리 청년들을 주제로 한 영화나 TV드라마, 노래, 연예 오락 프로그램 등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현실을 대변하는 대중문화의 아이템이 되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산업경제기반의 취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지역의 청년문제는 더 심각하며 특히 청년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지역인재유출은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역을 지키며 지역발전을 위해 젊은 열정을 쏟고 있는 소신 있는 젊은 인재가 더 귀하고 귀해 보인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우고,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목포 모 일식 보조 주방장 스물여섯 살 청년 고정빈군. 속이 꽉 찬 고정빈군의 소신 있는 선택이 주목받고 있는 특별한 이유다.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방황하고 있는 대다수의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일찍 자신의 나아갈 방향을 정해 놓고 매진 할 수 있다면 분명 선택 받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정빈군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요리사로 자신의 인생 항로를 설정하고 당당하게 닻을 올렸다. 한번 결정된 항로는 아직까지 오류 없이 천천히 꿈을 향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태권도를 했었어요, 운동을 계속하고 싶어 일부러 공고를 선택 했을 만큼 운동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앞날에 대한 보장이 없었기에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포기를 하고 요리를 선택했어요. 그때부터 요리사의 꿈을 키웠고, 지금 요리사로 살아가면서 그때의 선택에 대한 후회 없이 지금의 생활에 만족 합니다”

 
요리사 꿈은 정말 우연하게 정해졌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족들을 위해 인터넷 레시피를 따라 재미삼아 해봤던 함박스테이크 요리가 요리사를 꿈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운동으로 자신의 미래 설계에 불안감을 느끼던 차에 경험한 요리에 대한 흥미와 매력은 새로운 결심을 하기에 충분했다. 요리학원에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요리 수업을 하며 양식, 일식, 한식, 복어 자격증까지 차례로 땄다. 당연히 대학은 요리 관련 학과였다.

우리나라 요리계를 평정하리란 청운의 꿈을 안고 지역 대학 호텔조리학과에 입학을 했다.

학문으로서의 요리는 기본 이론지식과 함께 꼭 알아야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리법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줬다. 그때 배웠던 조리에 대한 기본 개념과 이론은 자신의 요리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빈군은 군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학교에서 공부 하는 것 보다 실전에서 경험을 더 쌓고 싶었던 것이다. 처음엔 큰 도시로 나가서 경험을 더 쌓을 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고향에서 고향 사람들이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향에 남아 경험을 차근차근 쌓기로 했다.

“학문으로서의 요리는 현장에서 접목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오랜 경험으로 요리를 하고 있는 선배들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기본 이론과 함께 요리법에 대해 배운다고 해도 현장에서는 써먹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제대 후 식품영향학과 야간에 편입을 하고 주간에는 경험으로 다져진 선배들이 있는 현장에서 요리를 배워나갔습니다.”

도제식으로 전해지는 요리세계의 엄격함과 냉혹함을 직접 경험하며 요리에 대한 열정을 키워 나갔다. 나중에 필요할 때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게 학점 관리도 철저히 해뒀다.

맛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요리 개발은 지난해 ‘전주비빕밥 한상 차림 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하며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일식집에서는 브레이크 타임을 이용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가 개발한 쇼가야끼(생강돼지고기볶음요리) 요리는 손님들에게 인기 요리로 자리 잡았다.

요리사는 하루 12시간에서 13시간을 일해야 하는 고된 직업이지만 정빈군은 자신이 선택하고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매일 새벽 성공을 향한 강한 집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른 친구들은 정빈군을 독한 놈으로 칭한다. 여직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하지 않았고, 마음 편히 친구들과 놀러도 가지 않았다. 슬렁슬렁 인생을 값지게 여기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친구들과는 과감하게 인연을 끊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때부터 초지일관 요리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까닭이다. 그런 정빈군의 가장 큰 멘토가 되어 주는 사람은 바로 아버지다.

어린 시절 바쁜 아버지가 항상 아쉬워서 섭섭했지만 커가면서 차츰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존경하게 되었단다.

“아버지는 항상 삶의 바른 길을 제시해 주셨어요. 제가 무엇을 하던 응원해 주셨고 조언을 해주셨죠. 운동을 접을 수 있었던 것도 아버지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어버지께는 항상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죄송하기도 합니다. 말을 듣지 않고 반항했던 사춘기시절이 있었거든요”

훗날 멋진 요리 한상 차림으로 아버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줄 계획이다.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을 위한 퓨전 음식점을 열어 자신의 음식을 먹고 맛있게 잘 먹었다는 한마디를 듣는 요리사가 되는 것이 미래 가장 큰 소원이란다.

지역을 지키는 젊은이로 남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욕심 없이 소박하게 살며 요리 잘하는 소문난 음식점 요리실장으로 항상 현역에 남고 싶은 것이 속이 꽉 찬 젊은 요리사 고정빈군의 진짜 바라는 소원이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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