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다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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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다산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6.08.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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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이 바로 서야 말단이 정리된다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동양 경서(經書)들의 최종 목표는 위정자나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 인류의 이상 국가라던 요순(堯舜) 시대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어내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정치를 실현하겠는가라는 답을 주는 경(經)이 『대학(大學)』인데, 그 『대학』에는 단도직입적으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명쾌한 답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실행과 실천의 순서로는 ‘수신(修身)’을 첫 번째 일로 여기고 그 ‘수신’을 위해서는 맨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正其心) 하라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싶다면 자신의 뜻을 정성되게 하고(誠其意), 그런 뜻을 정성되게 하고 싶다면 먼저 치지(致知)를 해야 하는데(致其知), 치지는 격물(格物)에 있다는 대원칙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순서를 역으로 해서 물(物)을 격한 뒤에야 지지(知至)가 되고 지지 이후에야 뜻이 정성되어지고, 뜻이 정성되어진 이후에야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뒤에야 몸이 닦아지고 몸이 닦아진 뒤에야 제가, 치국, 평천하에 도달된다는 이론을 전개하였습니다. 그러한 내용을 종합하여 “최고 통치자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모두 수신(修身)으로 근본을 삼아야 한다 (自天子以至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라는 결론을 얻어냅니다. 때문에 공자는 『논어』에서 ‘수기이안인(修己以安人)’이라 하고, 다산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하여 수신 대신 수기가 근본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대학』은 또 말합니다. “그러한 근본이 혼란해지고서야 하부구조인 말(末)이 제대로 되어질 수는 없다(其本亂而末治者否矣)” 라고 말하여 수신 즉 수기, 인간이 제대로 되어지지 않고서야 인간이 해내는 일이 제대로 되어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자신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지(止)를 안다는 것은 자식은 효도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아는 것이요, 임금은 인(仁)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아는 것이요, 근본을 안다는 것은 몸을 닦는 일이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근본임을 안다”라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세상이 올바르게 가고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는 일이 모두 수신과 수기(修己)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다산은 자신의 학문 영역이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있다고 전제하고, 4서6경으로는 수기하고, 1표2서(一表二書: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신서)로는 천하 국가를 올바르게 하려는 뜻으로 저작했노라고 설명했습니다. 수기하려던 경서 연구는 본(本)이고 천하 국가를 위하는 일은 말(末)이라 하여 자신의 전체 학문은 본말(本末)을 갖추었노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요즘 우리의 현실을 지켜보면 ‘본란말치자부의(本亂末治者否矣)’에서 한 치의 차이가 없는 난맥상의 연속입니다. 정심, 성의도 안되고, 수기도 수신도 안되어 입을 열면 거짓말이고, 정직성과 신뢰성이 깡그리 무너져 거짓과 허위가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더구나 국가를 운영해가는 고위공직자들이 온통 그 모양이니 근본이 바로 설 방법이 있겠는가요. 시정잡배들이라도 감히 할 수 없는 언행들이 난무하고 속이 훤하게 보이는 거짓말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이런 나라에 대하여 어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정말로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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