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신년호 특집> 스크린 속에 비친 목포···어디로 떠날까?

6월 항쟁 소재 ‘1987’ 서울 연희동 연희네 슈퍼 목포에 있네

2018-01-09     이효빈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6월 민주항쟁을 주제로 한 영화 1987, 2017년 개봉한 백윤식과 성동일 주연의 ‘반드시 잡는다’와 음악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등이 목포를 배경삼아 연출됐으며 과거 손예진,조승우,조인성 주연의 ‘클래식’과 차인표,조재현 주연의 ‘목포는 항구다’, 임예진,이덕화 주연의 ‘진짜 진짜 미안해’가 서정적인 목포의 모습으로 개봉됐었다.

목포는 ‘서산동 일대’와 ‘목포역 부근’ 등 원도심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평화광장 및 장미의 거리’의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오묘한 지역이다. 이로 인해 느림의 미학, 80·90년대로의 시간여행 등의 도시와는 상반되는 별명도 존재한다. 개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옛 풍경이 특히나 매력적인 목포. 여기에 바다배경이라는 항구도시의 특성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영화 및 드라마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곤 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찍기 위해서 시나리오에 맞는 분위기를 가진 장소와 배경을 찾는 다는 건, 제작진 모두를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가장 까다로운 준비작업이다. 영화 내용보다 영화가 촬영되는 배경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지역 고유의 느낌과 정서가 스토리와 잘 녹아들어 영화를 더욱 빛내기 때문이다.

자, 이제 영화인들이 선택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던 스크린 속 목포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자!
 
1. 1987 - 목포 서산동, 연희네 슈퍼

최근 문재인 대통령 공식 관람으로 인해 더욱 흥행열기가 뜨거운 영화 ‘1987’의 많은 장소들이 철저한 고증에 의해 재현됐지만 한병용(유해진 분)과 연희(김태리 분)가 사는 연희슈퍼는 정서적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제작진은 평범한 소시민인 두 사람의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언덕이 있는 작은 마을을 찾으러 전국을 다녔단다. 이에 1980년대의 정취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목포의 서산동에 연희슈퍼의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별도의 세트 제작이 필요없는 198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서산동은 시와 벽화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로, 삼촌 한병용과 조카 연희의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영화 속 ‘연희네 슈퍼’는 실제로도 하나뿐인 동네 문구점이자 상점이었다. 상점 뒤로 방 한 칸과 주방이 딸린 콘크리트 건물구조가 이뤄져있다. 건물 뒤로는 두세 평(6~7㎡) 크기의 마당과 화장실이 있다.

목포의 서산동 언덕 중턱에 위치한다.

2.반드시 잡는다 - 목포 최초 아파트, 달성아파트

‘반드시 잡는다’ 속의 목포는 1990년대로의 시간여행이다. 옛날 공장 굴뚝들, 4~50년 전에 지어진 듯한 오래된 주택이 등장한다. 목포에서 최초로 지어진 ‘달성아파트’와 2호광장, 목포MBC 일대가 배경이다.

영화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아리동을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올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황상길 제작프로듀서 또한 “복도식 아파트, 맨션 등의 공간이 기존 스릴러 영화들에서 많이 소개됐기 때문에 장소가 주는 식상함을 탈피하고자 로케이션 헌팅 지역 범위를 넓혀 새로운 장소들을 많이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들이 전국을 돌며 노력한 결과, 최종 결정된 주 촬영지는 목포가 채택됐다. 목포는 영화 속 핵심 장소로 등장하는 달성아파트(영화속 가건물 아리맨션)을 포함해 가장 많은 촬영이 이뤄졌다.

목포를 주 촬영지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이정우 미술 감독은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공장 굴뚝들, 4~50년 전에 지어진 듯한 오래 된 주택과 원작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와 싱크로율이 높은 곳이라 이 곳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1990년대를 간직한 목포를 배경으로 제작진은 완성도 높은 영상을 탄생시켰다.

영화를 관람하면 ‘달성아파트’를 포함해 이호광장 사거리와 가게, 목포MBC 부근 등 목포 곳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 마차타고 고래고래 - 유달산 조각공원, 근대역사관

‘마차타고 고래고래’속의 목포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유난히 목포의 다양한 모습을 비춘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설정 자체가 목포 출신들이다. 여기에 영화 초반 15분가량 유달산 조각공원, 국도1호선, 목포근대역사관 등이 주인공들 사이로 출연해 관객들을 반긴다. 심지어 결혼식도 유달산 노적봉 조각공원에서 열린다! 영화의 장르는 상업영화에서 보기드문 음악영화. 목포를 배경으로 경쾌한 멜로디와 세련된 보컬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구수한 목포사투리는 덤이다.

4.클래식 - 목포정명여자중학교, 화신약국

목포정명여자중학교와 원도심 부근 화신약국 사거리는 영화 초반의 감성을 대변한다. 여자 주인공인 손예진과 남자주인공인 조승우의 애타는 사랑은 목포에서 이루어진다. 극 중 손예진이 다녔던 학교는 목포정명여자중학교를 배경으로, 조승우와 조우한다. 화신약국 사거리 또한 주인공들의 로맨스 현장의 연장선이 됐다. 비가오는 낭만적인 목포 길거리가 인상 깊다는 평이다. 영화를 본 후, 영화 속 배경을 찾아 떠나는 관광객들이 목포를 다수 방문해 주인공이 되어 영화 속을 재현하고 있다. 현재 화신약국 사거리는 목포시의 골목길 스토리텔링의 시발점이다. 화신약국에서 유달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목포가 자랑하는 옥단이길과 유달산 둘레길 코스가 나온다.

5.목포는 항구다 - 여객선터미널, 선창, 목포수협 일대

목포의 항구이미지를 전 국민에게 각인시킨 목포 배경의 대표적 영화는 단연 ‘목포는 항구다'이다. 여객선터미널 및 목포수협일대 등 목포의 항구적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영화가 대박난 후 목포는 영화 제목 그대로 항구이미지를 굳혔다. 이 영화를 토대로 목포는 관광객이 점점 증가했다. 최근엔 항구도시라는 강점을 살려 고하도에서 유달산까지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케이블카 기공식이 완료되었다.
이효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