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 최재환 시인

2018-11-28     목포시민신문

 어느날
               최  재  환


체면도 염치도 포기한 권력의 버팀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인면수심의
극치
정치의 막판은 이렇게 추한 것일까
오랫동안 누리던 부와 권을 
오늘 아침,
뒤란에 매어 둔 발바리가
유난히 큰 소리로 짖고 있다.

TV, 라디오에선
힘 빠진 나랏님의 S.O.S.가
연일 재방되고

고개 쳐든 세월호 이야기
광화문을 꽉 매운 촛불 시위
생각하기도 부끄러운 최 아무개 게이트
대통령 탄핵 , 특검
터지는 용어들이 연일 새로운데-

불쏘시개
헤적거리면 불씨가 꺼질라
속이 훤히 드러나는 걸.

함성을 터뜨리는  쑥부쟁이
어깨 너머
털털거리던 경운기의 가쁜 숨소리가
골목 어귀를 빠져 나가고 있었다.



<시인 약력>

. 서라벌 예대 문창과 졸업
. 중앙일보 신춘문예, 월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
. 목포문협 회장/한국현대시혀 부회장 역임
. 한국현대시인상/ 한국향토문학상/ 한정동아동 문학상/ 전라남도 문화상 등 수상
. 도내 중등교장으로 퇴임
. 지은책; 표구속의 얼굴/이승기행/청계리행/바람에게 길을 묻다  등 1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