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 -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박현경 팀장

2019-06-27     목포시민신문
박현경

 

4.19, 5.18, 6.10, 4월부터 6월까지 우리 국민의 민주화의 열망이 솟구치는 시기였다. 특히 6월 민주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우리 헌정사와 민주주의의 전환적 계기가 된 시기이다. 올해로 6월 민주항쟁 32주년이 되었다. 목포에서도 6월 민주항쟁 기념 목포여성민주대회를 개최하였다. 목포민주여성대회에 참여한 여성들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완성은 성평등이라고 외치며 여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주의의 영역에 성평등은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존재한다. 과거 프랑스 시민 혁명 당시 혁명이 끝난 후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높이려 하자 당시 혁명동지로 함께 했던 남성들은 ‘여성에게 가정으로 돌아가라’ ‘모성은 본능이다’며 여성의 진출을 막았고 심지어는 정신질환자로 몰아 정신 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기도 하였다.

혁명이 끝난 후에는 필요 없는 존재, 성가신 존재가 된 것이다. 여성에게 자신의 자리를 빠앗긴다고 생각하고 그 이면에는 공적인 논의와 중요한 결정을 같은 테이블에서 할 ‘깜’이 되지 못하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다. 어쩌면 앙셩평등이라는 구호 속에 교묘히 현재에도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정내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젠더권력의 틀에서만 주어진 일자리와 권리를 누리려 하고있다. 이는 일상에서의 여성폭력, 가정폭력. 직장내 성희롱, 유리천장 등 여성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집단의 억압이자 인권 침해이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 영역에서 고려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스스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며 민주적 인사를 자처하는 자들도 성평등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취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얼마 전 민주화 관련 행사에 성추행 가해자가 축하무대에 초대되었다. 이 사실을 행사 이후에 늦게 알았다하더라도 이후 아무런 언급이 없다. 섭외 당시엔 몰랐다 하더라도 이후 알게 되었다면 행사 주최는 이 사건에 책임있는 자세와 입장이 필요할 것이다.

또 우리 지역의 일은 아니지만 타 지자체의 초선 의원이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자임이 뒤늦게 밝혀졌다. 문제가 일자 지자체의 의회와 비례 공천을 한 정당에서는 과거의 일이자 공천 당시에 몰랐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만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다.

누구 하나 이 사건에 책임지지 않는 형국이다. 최소한 ‘당시에는 몰랐지만 알게 된 이 시점에 더 세심하지 못했다는 사과와 이후 젠더 감수성을 높이겠다’는 정도의 의사는 표현하는 것이 말만이 아닌 여성을 동등한 인권의 관점으로 존중하는 자세 일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될때 마다 허탈함을 느낀다.  

제노비스 신드롬(대중적 무관심)이라는 용어가 있다 범죄 현장에서 사람이 많을수록 돕지 않은 현상을 설명하는 심리학적 개념이다. 이는 대중속에 숨어 자신의 정체를 들어내지 않고 싶어하는 심리를 대변하기도 할 것이다. 이는 범죄에서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뤄지고 았다.
나는 성추행범이 아니다, 나는 가정폭력을 하지 않는다. 나는 다르다는 생각 속에서 침묵하는 것 이게 바로 성평등을 막는 요인이다.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한단계 도약시켰다. 그러나 아직도 성평등은 나의 문제가 아닌,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고 있다. 내가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여성이 아니더라도, 내가 폭력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성평등한 세상을 지지하며 인간으로써의 존엄이 지켜지는 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