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時 : 바다 이야기 - 박연숙

2019-08-06     목포시민신문

바다 이야기
                                 박연숙


이곳엔 트인 시야와 바람만 존재한다.

작은 생명들의 몸짓
수십억 년을 생멸의 반복으로
진화된 생명이 한 사연을 품고
크고 작은 몸짓으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시공의 벽을 넘어
흰 포물선을 그리며 달려 온 파도는
한없이 가슴을 치며
지평선 따라 그리움의 노래 부르다가

신과의 약속된 시간을 기다리며
끝없는 공간의 한구석을 채우려
성큼성큼 몰려왔다 밀려간다.

만남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다급한 얼굴로
때론 잔잔한 얼굴을 내밀고

검푸른 파도의 아픔을 아는지
바다와 땅은 서로의 포옹을 위해
달빛을 녹아내리며 발버둥친 다

그곳엔 우주 안에 하나 된 마음만 존재한다.

[박연숙 약력]
현대문예 시등단
현대문예작가회 회원
보탬시문학회
(현)목포문인협회 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