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이주의 책 - 지구에 한아뿐

2019-09-05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 책을 읽는것에 대중이 없는 내가 책<지구에서 한아뿐>을 집어 든건 지극히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들어간 제목 때문이였다. 지구, 지구에서 하나뿐인?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호기심 자극으로 냉큼 집어든 책 <지구에서 한아뿐>의 한아는 먼저 언급하자면 이야기 속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2010년(판타스틱)에 <드림,드림,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세랑 작가는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제 7회 창비 장편소설상을 받았고, 장편소설<덧니가 보고싶어>,<재인,재욱,재훈>,<보건교사 안은영>을 썼다.

주인공 한아는 패션디자인과에서 미래를 총명받던 인재였지만, 지구와 인류를 아우르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졸업 후 새옷을 만드는 생산활동 대신, 세월이 지나 입지 않거나 소중한 사람이 입던 옷에 숨을 불어넣는 리폼디자이너로 작은 가게를 운영한다. 한아에게는 11년간 만남을 지속해온 연인 경민이 있다. 경민은 한아와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내가 속해 있는 여기 보단 외부를 체험하며 만족감을 얻는 사람으로 예를 들자면 유성우를 보기위해 캐나다를 간다거나 하는 캐릭터다. 한아를 빈번히 섭섭하게 하지만. 그런 경민 자체를 사랑으로 감싸버리는 한아.

본격적인 이야기는 경민이 캐나다에서 돌아 온 후 부터다. 그 전에 없던 세상 다정한 경민의 눈빛, 말, 행동에서 한아는 경민에게서 낯설음을 느끼고, 심지어 경민이 아님을 눈치 챈다. 그렇다. 경민은 진짜 경민이 아니였다. 외계인과 몸과 영혼을 바꾼것! 우주여행이 욕심나 냉큼 자기몸을 그 외계생명체와 바꾼것이다. 이렇게 sf장르가 되는 건가 했지만, 한아를 위해 “나도 저렇게 여기에 왔어, 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라는 달달 멘트와 외계인이 지구에 온 여정을 읽으며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라니... 로맨스 장르에 흥미가 없는 나도 둘의 사랑이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이뤄졌으며 읽어나가게 됐다. 한아가 그 외계인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확신의 사랑, 우주에서부터 가져온 한아에 대한 사랑, 지구에 한아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 사랑이라니

가장 마음을 울리는 문장 이다.

“........너야” 언제나 너야. 널 만나기 전에도 너였어. 자연스레 전이된 마음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틀렸어. 이건 아주 온전하고 새롭고 다른거야. 그러니까 너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일 거야... 한아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채 말하지 못했고, 물론 경민은 그럼에도 모두 알아들었다.

이 문장은 우주여행에서 죽기 전 돌아온 진짜 경민을 위해 잠시 떠나는 그에게 한아가 한말이다. 너라는 한마디에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모두 담겼다고 생각했다.

책을 덮으며 내가 생각 하는 사랑, 내가 하고 있는 사랑,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본다.

우린 모두 누구의 너고 지구에서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