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 질곡의 한국 현대사 그림으로 표현 돋보여

2019-10-22     목포시민신문

 놀라운 아버지1937 ~ 1974/저자 : 조동환, 조해준 / 출판 새만화책 /출간 2008.09.05.

[목포시민신문] 이 책은 작은 궁금증에서 탄생되었다. 미술교사였던 아버지가 주신 6회 프랑스 현대미술전(동경/오사카.1927)’ 도록을 소유하게 된 경로가 전업작가인 아들 조해준은 궁금했다. 남들과 다를 바 없는 대화 없는 부자지간이었을 것이나 아들은 아버지에게 질문을 시작하면서 점차 놀라운 인생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조해준 작가는 아버지에게 그동안 살아온 인생사를 드로잉과 설명을 곁들인 손글씨로 작업할 것을 권유했고, 그 후 둘은 파트너로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전시도 하고 발표한 작품들을 모아 엮어 책으로 출간하였다. 1937년부터 1974년 동안 아버지의 삶 속에는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가 보인다. 일제강점기를 비롯해 광복과 다시 또 이어진 6.25전쟁과 4.19혁명까지.

위대한 인물의 자서전은 많지만 이렇게 평범한 한 개인의 삶을 다룬, 그것도 드로잉 연대기는 드물다.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내 부모의 옛날에는 말이야~ ”라고 이야기가 시작되면 자동적으로 귀가 닫히는 자식들, 놀라울 것도 없고 서로 궁금할 것도 없는 부모와 자식, 사회에서 만나는 다른 세대와는 소통을 해도 가족 간에 대화조차 하지 않는 관계, 꼰대와 틀딱으로 단정지어져 버린 세대와 이해하기 어려운 자식 세대. 그 끊어진 연결고리는 어쩌면 작은 궁금증과 질문으로 어이질 수 있지 않을까. 나처럼 뒤늦게야 아버지의 유고시집을 반성문처럼 출간하지 않도록.

(이 책은 품절되었으나 온라인 유통서점이나 출판사에 끈질기게 판매알림신청이나 재출간요청을 한다면 내 어머니이야기처럼 다시 세상에 나올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독립서점 산책 책방지기 / 최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