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딛고 박사학위 취득한 서미화 전 목포시의원

중2때 망막색소변색증 발병 ‘집중시력’ 상실 교통사고 계기로 공부의지 다잡고 사회복지 전공

2020-02-19     류용철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 서미화(54·) 전 목포시의원이 시각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선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인 서미화 전 시의원은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가 자립 의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오는 25일 조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전남지역 예비활동 보조인 성교육이 장애인 성인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노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꼬박 5년 만이다. 그의 석사 논문는 미국 공공 정책행정저널에서 희소성 있는 연구로 인정돼 연구 참여요청을 받기도 했다.

서 전 의원은 중학교 2학년 때 망막색소변색증이 찾아오면서 집중 시력을 잃었다. 교과서를 볼 수도 필기도 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대학 입시를 치르지 못했다. 정규교육 과정도 일반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 도움을 받아 겨우 마쳤다.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잃은 그를 다시 일으킨 계기는 바로 30대에 겪은 교통사고였다. 반년가량 꼼짝 못 하고 누워있으면서 잘 보이지 않는 눈을 제외하고는 다른 신체 기능은 모두 건강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른여섯 늦깎이로 목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한 서 전 의원은 장애 여성 인권신장 운동에도 참여했다. 전남 최초의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를 열고, 전남여성장애인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서씨는 장애여성들을 위한 활동을 발판으로 지난 2010년 장애인 직능대표로 목포시 제 9대 시의원에 당선됐다. 지금은 유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2012년에는 조선대 대학원에 입학해 전문성을 길렀다.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시의원으로 활동해 장애인 인권보장조례,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조례 등을 발의했다.

최우수의원으로 선정돼 각종 표창도 수상했고, 2012년에는 미국 국무부 초청을 받아 국제지도자과정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그는 "일반자료를 시각장애인이 습득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 조사·분석해야 했기에 논문설계와 연구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비장애인보다 3~4배 더 걸렸다""교수님들의 인내심과 조언, 헌신적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