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제일정보중고 ‘만학도들의 스승’ 59년 마무리

목포제일정보중고 제1대 김성복 교장 퇴임

2020-05-12     김영준

[목포시민신문=김영준 기자]

 평생을 만학도들의 향학열을 불태워 준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김성복 교장이 지난달 29일 59년의 교육 활동을 뒤로하고 퇴임했다.

 올해로 86세인 그는 6.25한국전쟁 직후 전쟁의 상흔이 짙었던 목포에서 군 장병들이 자기집 주소조차 쓰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한글을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지난 1961년 ‘목포성심학원’을 설립한 뒤 무려 59년 동안 청소년과 만학도들을 위해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자’는 기치를 내걸고 한 길만을 걸어왔다.

 특히 장학재단인 청록청소년육영회 전남지회를 설립해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과 만학도를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하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돌봤다.

 설립자 겸 교장이었던 그는 자신이 설립한 학교에서 배우고 싶어도 가난 때문에 배울 수 없었던 1만7천여명의 교육 소외계층에게 중등 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그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했다.

 지난 2002년부터 학교설립 초기의 뜻을 되새기며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기 시작해 자기 이름을 쓸 줄도 모르던 이들에게 문해교육을 통해 ‘밝은 빛’을 선물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013년에는 전남교육감이 지정한 초등학력 인정기관으로 지정됐고, 이곳에서 해마다 250여명의 학생들이 문해 교육프로그램을 거쳐 한글을 깨우치고 있다.

 만학도들과 함께한 지난 59년 동안 그에게 마냥 행복했던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최근 몇년 동안 학교 운영을 둘러싸고 구성원들 사이에 극심한 내홍이 발생했고, 장학재단을 운영할 당시 열정이 지나쳐 회비 모금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지난 29일 교정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김성복 교장은 “만학도의 요람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가 한 세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와 발맞춰 존중과 화합의 리더쉽으로 행복한 배움터로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장의 뒤를 이어 제2대 교장에 박현규 교장이 취임했다.

 현재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는 모두 677명의 중․고등학생 만학도가 늦깎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