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카키

2021-09-22     류용철

한수지 글그림/ 엣눈북스(atnoon books) / 20210417

[목포시민신문] 그 뜨거웠던 여름날의 애수 우리는 어디론가 계속 떠나고 있는 중이었다.”

한수지 작가의 <카키>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작 가가 브뤼셀에서 만화수업을 듣던 중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어릴 적부터 시골 개를 보며 느껴 왔던 기억과 예민하고 불안했 던 청소년기의 감정들을 투영시킨 작품이다. 주인공에게 카키 가 위안이 되었듯이 여러분에게도 평화로움과 위안을 안겨줄 수 있는 책이다.

서글프고 무료했던 유년시절을 함께 걷던 시골개 카키. 큰 애정을 주었던 것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지만 여름 그 길을 걷던 카키가 꼭 주인공과 닮았다. 천덕꾸러기로 보내진 시골 생활, 그 속에 함께 갇힌 시골개 카키. 함께 떠나고자 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시간들. 카키는 외로운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존재로 다가온다. 눈이 푸르게 파란 시골 들판과 카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림과 색감으로 표현했다.

누구나 살아오며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들과 방향을 잃고 헤맸던 날들이 존재하리라.

작가는 그런 날들의 기억을 청량한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담담히 그려 냈다.

더불어 가장 외로웠던 시간을 함께했지만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는....

그렇기 때문에 영원히 기억하게 된 작은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엔 독자들은 뜨거웠던, 그래서 더욱 서글펐던 유년시절 어느 여름날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윤선미(퐁당퐁당 책방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