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창모 시민기자] 같이 삽시다. 그리고 같이 잘 삽시다.

2023-08-06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 장마가 끝이 났다. 비 개인 거리를 느끼고 싶어 목포 시내로 이른 아침 부리나케 나가보았다.

주말이면 늘 북적이는 코롬방 제과 옆을 지나니 현수막이 하나 눈에 띤다.

‘같이 삽시다. 그리고 같이 잘 삽시다.’ 고 노회찬을 위한 5주기 추모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조용히 사진전을 감상하러 들어가니 전시를 지키는 분이 계셨고, 처음으로 목포에서 노회찬을 마주하니 이 행사에 대해 더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회찬이라는 인물에 대한 추모 행사를 목포에서 하게 됐는데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전남 지역에서 고 노회찬을 추모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요즘 우리의 일상이나 생업들이 참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생을 바쳤던 노회찬이라는 인물을 다시 한 번 지역과 함께 되새기고 싶었고, 그 정신을 서로 공유하고 싶었다. 그렇게 함께 나누는 게 서로에게 힘이 되지 않겠나?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의 소망 혹은 마음들은 아마 비슷할 것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노회찬 평전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집필을 시작한지 4년 만에 <노회찬 평전>이라는 책이 나왔다. 이번 사진전과 더불어 평전을 집필한 저자를 초청해 ‘북토크’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전남에서 목포에서만 하는 행사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행사의 전체 기간이 사진전을 포함해 3일 정도라 긴 시간은 아니지만 목포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목포에서 정치인을 위한 사진전은 김대중 전 대통령 말고는 본적이 없다. 목포와 노회찬이라는 인물의 특별한 인연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목포에 자주 오셨다. 정당 관련 일들로 왔던 건 사실 당연한 거라 여길 수 있지만 특히 기억나는 인연은 ‘삼성X파일’ 관련 활동이었다. 가히 권력과 자본에 맞서 싸운 7년의 기록이라 할 수 있을 텐데, 그 일로 인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었고 그와 관련해 목포에 자주 내려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 목포에서 대중강연도 여럿 하셨던 기억이 난다.

노회찬이라는 인물을 생각하면 알아듣기 쉬운 말과 적절한 비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해주었던 기억이 많이 난다.

‘불판교체론’이라는 말이 참 인상 깊었었다. 생전에 말씀을 들어보면 본인께서 즉흥적으로 생각한 단어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냥 평소에 시민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며 ‘고기가 타면 불판을 얼른 바꿔야지, 정치도 마찬가지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일상용어처럼 곧잘 하셨고, 그 이야기를 토론회에서 하니 폭발적으로 반응이 좋았던 거였다. 아무래도 생활 속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잘 경청하는 태도와 몸으로 직접 습득하는 그런 타고난 감수성의 발현이 아닐까 싶다.

목포오거리문화센터, 고 노회찬 5주기 사진전.

첼로를 연주할 수 있었던 예술가이자 시민, 그리고 정치인인자 운동가였던 그가 많이 생각난다. 아마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이라면 많은 이들이 함께 추억할 것이리라. 7월28일 진행되는 ‘북토크’에도 많은 목포 시민들이 참여할 거라 기대하며 사회적 약자를 향한 진솔한 발걸음이 목포에서도 함께 기억되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