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 워라밸(Work-Life Balance)보다 클라밸(Climate-Life Balance)로 지속가능한 소비자로 살기

김수미 한국소비자연맹 전남‧목포 회장/본사 독자위원

2026-06-16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 지속가능한 소비(Sustainable Consumption)란 현재 세대의 소비가 환경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미래 세대도 동일한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소비를 말한다. 흔히 녹색소비, 친환경소비, 윤리적소비 등으로 불린다.

지속가능한 소비는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실천할 수 있다. 전기와 물을 절약해 자원 소비를 줄이고,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여 과소비를 줄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거나 포장을 줄이고 재활용을 생활화함으로써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처럼 이제는 ‘클라밸(Climate-Life Balance)’도 함께 추구해야 할 때다. 클라밸은 기후와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기후변화를 고려한 생활방식을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클라밸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소비방식부터 지속가능하게 바뀌어야 한다.

먼저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 미니멀 라이프는 물건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면서 삶의 여유와 행복을 찾는 생활방식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 독서나 봉사활동 등 가치 있는 경험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또한 제품을 구매할 때는 환경마크나 탄소발자국 표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표시하는 제도이다. 환경마크가 부착된 제품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도움이 되는 소비 행동이다.

최근 우리는 쓰레기 대란과 플라스틱 문제를 자주 접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생산·유통·폐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4%를 차지하며, 현재와 같은 소비 패턴이 지속될 경우 그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지속가능한 소비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코백, 장바구니, 텀블러 등을 사용하는 작은 실천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또한 공정무역 제품과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역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소비자의 선택은 단순히 개인의 소비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는 기업의 생산 방식과 경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나이키(Nike) 불매운동이다. 당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아동 노동 착취 문제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비판과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결국 나이키는 아동 노동 금지 정책을 도입하고 노동환경 개선 기준을 마련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 열대우림 파괴와 관련된 쇠고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햄버거 기업 버거킹(Burger King)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개되었다. 이에 따라 버거킹은 해당 쇠고기 사용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처럼 클라밸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소비는 단순한 구매 행위를 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우리의 작은 선택 하나가 기업을 변화시키고, 환경을 보호하며, 미래 세대의 삶을 지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소비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늘 장바구니를 챙기는 일, 텀블러를 사용하는 일,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워라밸을 넘어 클라밸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