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악 유관기관 지역 이탈 재검토해야

2026-07-21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추진되는 공공기관 통합이 ‘광주 집중’으로 흐르고 있다. 전남도청 이전과 함께 남악신도시에 자리 잡았던 기관들이 행정 효율을 명분으로 광주 기관에 흡수되거나 핵심 기능을 넘기면서 남악의 행정·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통합이 지역 간 상생을 위한 것이라면 특정 지역의 기능을 빼내 다른 지역에 몰아주는 방식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통합특별시는 출범 100일 실행계획에 따라 전남과 광주의 유사 기능 공공기관 25개를 1년 안에 통합·재편할 방침이다. 그러나 기관마다 공사와 법인, 출연기관 등 법적 성격과 설립 근거가 다르다. 본원 소재지와 자산 처리, 보수체계, 근무지, 고용승계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이를 6개월 안에 합의하고 1년 내 통합하겠다는 계획은 지나친 속도전이다.

이미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와 통합돼 일부 기능만 남긴 채 남악을 떠났다. 전남농협본부도 광주본부와의 통합이 거론되고 있으며 전남 연구기관들도 통합 대상에 올랐다. 기관 하나의 이탈은 사무실 한 곳이 비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원과 가족이 떠나고 상권과 주거, 교육, 교통 수요가 함께 감소한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남악·오룡을 비롯한 목포·무안권의 공동화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남개발공사의 개발 기능을 광주도시공사로 넘기는 방안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최선국 특별시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개발공사는 2025년 기준 부채비율 27.6%로 전국 개발공사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며 11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광주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은 257%에 달한다. 건실한 전남개발공사의 개발 기능과 수익성 높은 사업을 떼어 광주도시공사에 넘긴다면 우량 공기업을 희생시켜 재무 부담이 큰 기관을 지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연구기관 통합도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전남 녹색에너지연구원과 환경산업진흥원은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을 담당하지만, 광주 기후에너지진흥원은 시민 대상 기후환경교육이 주요 업무다. 성격이 다른 기관을 단순히 묶으면 시너지보다 전문성 약화와 업무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공공기관 통합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통합특별시는 본원 소재지와 핵심 기능, 인력 배치에 관한 균형 원칙부터 마련해야 한다. 기존 전남 기관은 남악을 중심으로 존치하고 공동본부제와 기능별 분산 배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추진 중인 기능 이관도 지역경제 영향평가를 거쳐 다시 살펴야 한다.

통합의 성패는 얼마나 빨리 기관 수를 줄였느냐가 아니라 지역 간 불균형을 얼마나 해소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남악의 기능을 빼내는 통합은 상생이 아니라 또 다른 집중이다. 통합특별시와 특별시의회는 남악 유관기관의 지역 이탈을 멈추고 속도보다 원칙과 균형을 앞세운 재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