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의회에 바란다]‘골목대장 의회’를 넘어 서남권의 미래를 설계하라
박승 장로
[목포시민신문] 목포는 단순한 하나의 지방도시가 아니다. 무안·신안·영암·해남·진도·완도·강진·함평을 연결하는 전남 서남권의 중심도시이자 관문이었다. 사람과 물자가 목포로 모이고 다시 서남권으로 흩어졌다. 목포에서 제기된 의제가 서남권의 현안이 되고, 목포가 찾은 발전 전략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던 시절도 있었다. 목포시의회 역시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축이었다.
하지만 최근 목포시의회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서남권의 미래를 좌우할 거대한 담론을 담아내기보다 동네 민원과 소규모 사업에 매달리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과거 주변 시·군의회가 목포시의회의 운영 방식과 정책 의제를 벤치마킹했다면 이제는 오히려 목포가 주변 지역의 변화와 혁신을 따라가야 할 처지가 됐다. ‘서남권 중심 의회’가 ‘골목대장 의회’로 추락했다는 지적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그 책임에서 시의원 개개인도 자유롭지 못하다. 3선, 4선 의원은 늘었지만 의정 경험이 지역발전 전략과 정책 전문성으로 축적됐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연구와 자기계발보다 주민 접촉과 민원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의정활동마저 다음 선거를 위한 표 관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물론 주민의 생활민원을 살피는 것은 지방의원의 기본 책무다. 복지시설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하고 골목길의 불편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의정활동의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 시민이 뽑은 의원은 행정의 민원처리 담당자가 아니다.
비가 오면 누구보다 먼저 우산을 들고 침수 현장으로 달려가는 모습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왜 해마다 같은 곳이 침수되는지 원인을 밝혀내고, 배수시설 예산은 제대로 투입됐는지, 담당 부서는 제 역할을 했는지 따져 다시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행정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지방의원의 본래 역할이다.
더욱이 지금 목포와 서남권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인구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구조 재편,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 목포항 경쟁력 회복, 해상풍력과 에너지산업, 광역교통망 구축, 무안반도 공동발전 등 어느 하나 목포만의 힘으로 풀 수 없는 과제들이다. 목포시의회가 이러한 광역 의제를 선도하고 인접 시·군의회와 연대해 서남권 공동의 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제12대 목포시의회 22명의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체질적 변화다. 민원을 전달하는 의원에서 정책을 만드는 의원으로, 행사장을 찾아다니는 의원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으로 변해야 한다. 개인의 다음 선거보다 목포와 서남권의 다음 20년을 고민해야 한다.
목포가 다시 서남권 중심도시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의회부터 달라져야 한다. 비 오는 날 배수구를 찾아가는 의원을 넘어, 비가 와도 물에 잠기지 않는 도시를 설계하는 의원. 제12대 목포시의회가 그런 22명의 지도자를 품은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