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60만 주민 생명권, 국가가 답해야” 국회서 의료격차 해법 촉구
■서남권의 의료 소외 극복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국회 포럼 목포대·서남권 지역사회, 국립의대 선정 재검증·교육부 독립 심사 요구 김원이 “교육부, 부지 확보 등 9개 항목 소명 요청”…균형발전 대책도 제안
[목포시민신문] 전남 서남권의 의료공백과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논란이 국회 논의의 장에 올랐다. 국립목포대학교와 서남권 지역사회는 의료취약지역 주민의 생명권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의대 설립을 대학 간 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필수·공공의료 확충과 국가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전남 서남권의 의료 소외 극복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국회 포럼’에서는 지역의 구조적 낙후와 의료격차, 국립의대 선정평가의 쟁점을 진단하고 정책 대안을 논의했다.
포럼은 박지원·이개호·서삼석·신정훈·김원이·문금주·서미화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서남권 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국립목포대 의대대책위원회, 목포시 등 서남권 9개 시·군이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과 포럼에 이어 국회의사당 앞 성명 발표, 더불어민주당 입장문 전달을 진행하며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을 촉구했다.
핵심 요구는 전남 서남권 60만 주민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섬과 농어촌 주민들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먼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의료 접근성을 의대 설립 정책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첫 발제를 맡은 윤현석 국립목포대 특임교수는 서남권의 인구 감소와 산업기반 약화, 정주 여건 부족을 서로 연결된 문제로 진단했다. 의료와 교육 등 핵심 공공서비스 부족이 주민 이탈을 부르고, 인구 감소가 다시 지역의 경제·재정 기반을 약화시키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의 발표자료는 서남권의 20~39세 청년인구가 2016년부터 2026년 8월까지 31.2% 감소했다고 제시했다. 서남권 9개 시·군 가운데 6곳의 재정자립도가 10% 미만이라는 분석도 담았다. 지역 자체 역량만으로 의료공백과 인구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발전 전략으로는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교육 기반을 확충하고, 해상풍력과 김산업 등 지역산업을 정주 여건 개선과 연결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의료기관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교육받고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원이 의원은 두 번째 발제에서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과정의 검증 문제를 다뤘다. 김 의원은 교육부가 지난 9월 1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순천대 제출자료와 심사표·녹취록 등 평가자료를 포함해 9개 사항에 대한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소명 대상에는 의대 부지 확보 계획의 실현 가능성,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 건축물 층수 제한, 교원 확보계획, 의료취약성 평가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순천대 계획서의 ‘부지 이미 확보’라는 표현과 실제 확보 방식이 일치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포대와 서남권 비대위가 제기한 주요 쟁점은 부지의 법적 확보 상태와 교육병원 건립 일정, 평가위원 구성 및 배점의 적정성이다. 이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후보대학 평가점수는 순천대 89.15점, 목포대 87.85점으로 격차는 1.3점이었다.
목포대 측은 자신들이 국유지를 제시한 반면 순천대는 순천시 소유 부지의 무상 임대 등을 제시했는데도 ‘부지 확보 확실성’ 평가에서 같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교육병원 건립 일정과 관련해서도 공정표와 실제 소요기간을 검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목포대와 비대위가 제기한 의혹과 주장으로, 평가의 위법성이나 허위 기재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광주지법이 목포대의 후보대학 선정·추천 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각하한 결정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목포대 측은 추천행위의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된 것이며, 평가의 공정성과 적법성에 대한 본안 판단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별시장의 추천이 교육부장관의 최종 결정 과정에 있는 중간 단계인 만큼, 교육부가 추천 결과에 구속되지 않고 양 대학의 설립계획을 독립적으로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지와 교육병원, 교원, 개교 일정 등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고 심사 기준·절차·일정·결과를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손영득 서남권 의대 비대위 공동상임대표는 국립의대 설립이 36년 이상 이어진 지역의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공공의료 기반은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시설이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인재 육성, 인구 유출 방지에 기여하는 정주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동부권과 서남권 모두 의료취약지역인데 하나의 국립의대를 놓고 경쟁하도록 한 구조가 지역 갈등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주민의 실제 생활권과 의료 접근성을 고려해 양 지역의 의료수요를 함께 충족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럼 이후 강일국 목포대 교수평의회 의장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선정 과정의 투명한 검증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민주당에도 자료 공개와 객관적인 재검증, 의혹 해소 전 성급한 후속 절차 추진 자제, 서남권 의대·대학병원 설립 해법 마련을 요청했다.
이상찬 목포대 부총장은 이번 문제가 어느 대학이 의대를 갖느냐를 넘어 주민들이 어디에 살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생명권의 문제라고 밝혔다. 목포대와 지역사회는 포럼에서 제기된 의견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공동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