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 전남 섬 항로, 대체선 돌려도 빠듯....노후선 교체·예비선 확보 ‘이중 과제’

하의∼도초 섬사랑17호·일반항로 천사2호로 운항 공백 대응 흑산권 쾌속선 잇단 퇴역…내년 국고여객선 건조 예산안 85.7% 감소 여서도∼완도 신조선 20일 투입…선박 교체와 비상 수송대책 구분해야

2026-10-20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유은서시민기자] 전남 섬 항로에서 대체선 운용과 노후선박 교체가 진행되고 있지만, 해운사들의 경영난과 여객선의 잇따른 퇴역으로 안정적인 수송체계 확보에는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목포∼흑산권에서는 쾌속선 추가 퇴역을 앞두고 대체 선박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내년 국고여객선 건조 예산안도 크게 줄어, 진행 중인 교체사업과 별도로 운항 공백을 메울 예비선 확보대책을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국회에서 공개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국고여객선 건조사업 예산은 2025년과 2026년 각각 84억원에서 2027년 정부안 12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액은 72억원, 감액률은 85.7%다. 다만 국회 심의 전 정부안으로 최종 확정된 예산은 아니다.

전남 현장에서는 확보된 선박을 활용해 운항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하의∼도초 항로에서는 운항 선박의 검사·고장 기간에 섬사랑17호 한 척을 대체선으로 운용한다. 일반항로에서는 신안교통재단이 보유한 천사2호 차부선이 차량 등의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선이 있다고 해서 모든 항로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박의 위치와 기존 운항 일정, 여객·차량 수송 능력, 항구의 접안 여건에 따라 투입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여러 항로에서 검사나 고장이 겹치면 대응 여력은 더욱 줄어든다. 제공된 자료에서는 요청부터 실제 대체선 투입까지 걸리는 최대 소요시간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되지 않았다.

전남 항로 해운사 상당수가 경영난으로 자체 예비선을 별도로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선박은 운항하지 않는 동안에도 검사와 정비, 유지 비용이 든다. 기존 항로의 운영 부담이 큰 선사에 추가 선박 확보까지 맡기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대체 수송체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과거 하의∼도초 항로 사례는 운항 공백이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해당 항로는 도서민 이용객 비중이 74%였으며, 2023년 선박검사로 23일간 86항차가 감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에는 다른 항로 이용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현재 섬사랑17호를 활용하는 운용 상황과 구분해서 볼 과거 사례다.

목포∼흑산도·홍도·가거도 등을 연결하는 쾌속선 항로에서는 선박 퇴역에 따른 수송 능력 감소가 현실적인 우려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목포MBC 보도에 따르면 올해 기존 운항 쾌속선 6척 가운데 2척이 선령 제한으로 퇴역했고, 이달 말 1척이 추가로 운항을 마칠 예정이다. 추가 퇴역이 이뤄지면 기존 선박은 3척만 남는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 등에서 도입하려던 선박은 국내 안전검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목포해수청이 선사에 개선명령을 내리고 다른 사업자도 물색했지만, 대체 운항을 맡을 업체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른 선사의 선박을 빌려 임시 운항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지만 투입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목포와 흑산·홍도 등 서남해 섬 지역을 오간 이용객은 39만명이며, 이 가운데 섬 주민이 12만명에 달한다. 배편 감소는 관광객 유입뿐 아니라 주민의 병원 방문과 생필품 구매에도 영향을 준다. 운항 공백을 개별 선사의 경영 문제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노후선박 교체는 일부 항로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공된 취재자료에는 국가항로 4곳의 교체 선박 건조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목포해수청은 신조 여객선 섬사랑7호를 오는 20일부터 여서도∼완도 항로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섬사랑7호는 목포의 조선소에서 건조한 176t급 차도선으로 여객 정원은 80명, 항해속력은 13.5노트다. 중형 승용차 11대 또는 5t 화물차 2대를 실을 수 있다. 해광운수가 위탁 운영하며 여서도에서 청산도와 장도를 거쳐 완도항까지 편도 50㎞를 하루 한 차례 왕복한다. 취항식은 15일 완도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열린다.

목포해수청은 수송 능력이 개선돼 여서도·장도 주민의 교통 편의와 생활물자·농수산물 수송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선박은 해당 항로에 투입되는 신조선으로, 목포∼흑산권 쾌속선 부족을 해소하는 대체선과는 구분된다.

운항선을 새 배로 바꾸는 사업과 검사·수리 기간을 메우는 예비선 확보 역시 별개의 과제다. 신조선도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므로 교체만으로 운항 공백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항로별 건조 공정과 취항 일정에 더해 비상시 활용할 선박의 수송 능력과 투입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내년 건조 예산 감액이 현재 사업의 중단이나 지연을 뜻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연차별 사업비 집행에 따른 감소인지, 신규 건조 물량 축소인지 감액 사유를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진행 중인 사업의 잔여 예산과 향후 공급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목포·신안 등 섬 지역의 이동권을 지키려면 항로별 검사 일정 공유와 대체선 투입 우선순위, 비상 운용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현장의 대체선 운용 노력과 신조선 공급이 주민의 안정적인 이동으로 이어지도록 국가와 지방의 재정·운영 지원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