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목포형 블루바이오리파이너리 모델을 제안한다

윤영승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장 버려지는 김 부산물에서 목포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자

2026-10-20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 목포에서 김은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대표 수출산업이다. 목포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목포시 김 수출액은 1억 7,5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전국 김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전남을 배후에 둔 목포는 원료가 모이고 가공·거래·수출되는 산업의 중심지다.

김 산업이 커질수록 함께 살펴야 할 것은 부산물과 배출수다. 마른김 제조 과정에는 원초 세척과 숙성 등에 많은 물이 사용되며, 배출수와 김 잔재물이 나온다. 공급과잉이나 품질 문제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물김도 생긴다. 이를 ‘처리해야 하는 것’에서 ‘다시 활용할 자원’으로 바꿔야 한다.

해법은 ‘목포형 블루바이오리파이너리’다. 정유공장이 원유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듯, 바다의 생물자원에서 유용물질을 단계적으로 분리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목포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김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니라 가치가 높은 성분부터 회수하고 마지막 잔여자원까지 활용하는 해양자원 순환형 공장이다.

첫째는 안정적인 지역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원료 공급이 불안정하면 공장을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 목포에는 마른김 가공·수출기업이 집적돼 있고, 해남·진도·신안·완도 등 서남해안 생산지역이 연결돼 있다.

따라서 1차 원료는 김 생산기에 발생하는 세척·숙성 배출수와 김 잔재물, 저품질 원초 및 공급과잉 물김으로 설정하되, 원료별 성분과 회수 가능성을 구분하여 검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비수기에는 미역·다시마 등 다른 해조류 부산물을 검토해 연중 활용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

둘째는 하나의 성분만 추출하지 않는 것이다. 나머지를 다시 버리면 자원의 가치를 충분히 살릴 수 없다. 김에는 색소단백질인 피코에리트린과 다당류인 포피란, 단백질과 미네랄 등 여러 성분이 들어 있다. 활용가치가 높은 물질을 먼저 분리하고 남은 원료에서 다른 성분을 회수하는 단계적 공정이 필요하다.

전처리와 추출, 분리·정제를 통해 색소와 다당류, 단백질·펩타이드 등의 회수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하고, 최종 잔여물도 관련 기준과 경제성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사료·비료·에너지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활용 가능성이 확인되면 폐기량을 줄이고 원료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셋째는 처음부터 큰 공장을 짓지 않는 것이다. 연구실에서 성분을 추출하는 것과 공장에서 경제성 있게 생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연구실에서 실증을 거쳐 상용화로 나아가야 한다. 실증설비에 실제 김 부산물을 투입해 원료량 대비 유용성분 회수량, 물·전기 사용량, 생산원가와 구매기업의 수요를 확인해야 한다.

실증 데이터가 쌓인 뒤 민간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공공부문은 기업의 기술·시장 위험을 줄이는 실증 플랫폼 역할을 맡아 반복 생산과 판매 조건을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포에는 이미 출발할 기반이 있다.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는 해양수산부 제1호 김산업 전문기관으로 지정됐으며, 2025년 국제공인시험기관인 KOLAS 인정도 받았다. 수산식품 수출단지의 공동 연구장비와 공용시설, 시험·인증·수출 지원 기능도 향후 연계할 수 있다. 새로운 시설을 추가하기보다 기존 기반을 하나의 산업 흐름으로 묶어야 한다.

경제성과 환경성은 함께 검증해야 한다. 수산부산물은 수분과 염분이 많아 보관·운송·처리가 어렵다. 발생지역 가까이에서 수집·전 처리해 물류비와 처리비를 낮추고, 기존 폐기량과 공정의 물·에너지 사용량, 최종 잔재량을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친환경이라는 선언을 넘어 자원 회수와 폐기물 감축 성과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다.

목포가 모든 해양바이오 분야를 추진할 필요는 없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김에서 출발해야 한다. 세척·숙성 배출수에서 시작해 김 잔재물과 저품질 원초로 확대하고, 기술과 시장성이 확인되면 다른 해조류로 넓혀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규모보다 구조다. 지역에서 자원을 모으고 기술을 검증하며 기업의 제품을 시장으로 연결하는 순환경제 생태계가 필요하다.

김 한 장을 만들고 남은 자원까지 산업으로 만드는 도시가 돼야 한다. 폐기물을 줄여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소재로 기업의 매출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김 산업의 강점을 확장하는 목포형 블루바이오리파이너리의 미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