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낙지 없는 낙지축제, 자원 회복이 먼저다

2026-10-20     목포시민신문

[목포시민신문] 무안갯벌낙지축제가 올해 열리지 않는다. 낙지가 부족하고 가격까지 올라 충분한 먹거리와 체험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대표 수산물이 줄어 축제마저 멈춘 현실은 단순한 행사 취소로 넘길 일이 아니다. 어업인의 생계와 지역 음식문화, 관광산업의 기반이 함께 흔들린다는 경고다. 축제 재개에 앞서 낙지가 돌아올 바다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물어야 한다.

감소 폭은 심각하다. 도리포위판장의 올해 1~5월 낙지 위판량은 약 1만4,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에 그쳤다. 무안군이 연간 생산량도 2023년 약 303만 마리에서 지난해 62만7,220마리로 약 79.3% 줄었다고 밝혔다. 위판량과 생산량의 집계 범위는 구분해야 하지만, 공급 기반이 빠르게 약해지는 흐름은 분명하다.

주민들도 무리한 개최보다 현실적인 판단을 택했다. 무안군 의견조사에서 응답자 936명 가운데 69.3%가 올해 축제를 열지 않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물량과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행사는 상인에게 부담을 주고 방문객의 불만을 키울 수 있다. 취소는 아쉽지만 공급 여건을 외면한 강행보다 책임 있는 선택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양수산과학원이 자체 생산한 어린 낙지 4만 마리를 순차적으로 방류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2만 마리는 신안 해역에 방류했다. 우량 어미의 수정란을 확보하고 특허 부화기로 약 6개월간 기른 종자다. 연구기관의 기술을 자원 회복에 연결하고, 2023년 재개한 방류사업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방류 마릿수가 곧 자원 회복의 성적표일 수는 없다. 방류한 낙지가 얼마나 살아남아 성장하고 번식하는지, 실제 어획과 소득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방류 해역과 비교 해역 조사, 생존·성장 추적, 어획 자료 축적을 병행해야 한다. 효과 검증 없이 방류 실적만 쌓아서는 사업의 타당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생산 감소의 원인 규명도 서둘러야 한다. 수온과 갯벌 환경, 먹이생물 변화, 어획 강도 등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해야 한다. 현재 낙지 수확량 감소에 대한 특정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기관과 지자체, 어업인이 현장 자료를 모아 원인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종자 공급과 서식 환경 보호가 하나의 계획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자원 보호의 부담을 어업인에게만 맡겨서도 안 된다. 조사 결과 어획 관리나 서식지 보호가 필요하다면 현장 의견을 듣고 소득 영향과 지원책까지 논의해야 한다. 목포의 유통·음식업과 무안·신안의 생산 현장은 연결돼 있다. 개별 시·군을 넘어 서남권 공동의 과제로 다뤄야 한다.

무안군이 검토하는 수산물축제 전환도 이름만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공급과 적정 가격, 주민 참여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축제 예산과 자원 회복 예산을 함께 살피고 연구와 현장 관리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축제의 지속가능성은 갯벌의 생산력에 달려 있다. 낙지가 돌아와 어업인의 소득을 지키는 일이 가장 확실한 축제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