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군공항 이전 환경 르포/갯벌과 활주로 사이]선은 셋, 바다는 하나…군공항의 경계부터 공개하라

세계유산 등재 한 달 뒤 군공항 후보지 선정…부지 좌표·완충구역 검토‘깜깜이’ 철새·조류·소음 행정경계 멈추지 않아…목포·신안도 영향평가·협상 참여해야 무안 주민투표 전 부지·비행경로·보상기준 등 10대 요구사항 문서로 확정해야

2026-10-27     류용철

[목포시민신문/문보현 전문기자] 연재를 시작하며 ― 이 연재는 찬반을 가르려는 것이 아니다. 바다를 끼고 형성된 마을들의 삶과 경제가 어떻게 바뀌는지, 소음 대책은 무엇인지, 지난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무안 갯벌이 이 활주로와 어떤 관계에 놓이는지를 현장과 공개 자료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확정된 사실과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을 엄격히 구분해 적는다. 9월 14~19일 목포민주시민연구소가 목포 시민 525명에게 물은 인식조사 결과도 회차마다 나눠 싣는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무엇이 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② 데시벨의 무덤, 87웨클의 일상이 삼킨 것들

③ 황토갯벌과 축사의 비명, 미래 먹거리를 묻다

④ ‘상생’이라는 이름의 청구서와 닫혀버린 자유공항

❺ 지도 위의 선을 넘어, 하나의 바다를 위한 선택

7월 25일과 8월 28일, 한 달의 간격

2026년 7월 25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 2단계가 등재됐다. 무안과 관련된 구성요소는 두 곳, 신안-무안 탄도만 갯벌(11만 7,570㏊)과 무안 함해만 갯벌(4,200㏊)이다. 무안갯벌 유산구역은 탄도만과 함해만 일원 116.84㎢다. 앞서 2024년 12월 10일에는 무안갯벌 습지보호지역이 42㎢에서 113.34㎢로 넓어졌다. 국가는 지난 2년 동안 이 바다의 생태적 가치를 입증하려 보호구역을 넓히고, 국제기구에 등재를 신청해 관철했다.

2026년 8월 28일, 국방부 제2회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광주 군공항 이전후보지로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선정했다. 두 날짜 사이는 한 달 하고 사흘이다.

탄도만은 무안군 운남면·망운면·현경면·해제면과 신안군 지도읍에 둘러싸인 만이고, 그 가운데 섬 탄도(炭島)는 행정구역상 망운면 탄도리다. 후보지로 지정된 면의 다섯 개 법정리 가운데 하나가 세계자연유산 구역 안의 섬이다.

선이 그어지지 않은 부지

그렇다면 군공항 부지는 유산구역 안에 들어가는가. 여기서는 정확해야 한다. 부정확한 주장은 한 번 반박당하는 순간 연재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 1회에서 본 대로 국방부는 부지 경계를 공표하지 않았다. 좌표가 없으니 유산구역 경계와 겹치는지 대조할 방법이 없다. 다만 공개된 자료로 판단하면 부지 자체가 유산구역에 직접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 습지보호지역과 세계유산 구역은 연안습지(공유수면)를 대상으로 하고, 2008년 무안갯벌 습지보호지역 고시는 “지적공부에 등록된 토지는 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반면 군공항 예정지는 육상(농지·간척지)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남는 쟁점은 넷이다.

첫째, 완충구역이다. 2단계 확대분의 완충구역(buffer zone)만 2만 4,795㏊다. 완충구역 안의 개발행위는 세계유산협약상 보고·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15.3㎢ 규모 군사시설이 완충구역과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 검토했는지 공표된 바 없다.

둘째, 조류충돌이다. 무안 갯벌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 17종이 관찰되는 서식지이고, 이것이 등재 근거 중 하나였다. 같은 사실이 항공 안전에서는 위험 요인이 된다. 2024년 12월 무안공항 참사 이후 이 질문의 무게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 조류충돌을 줄이려면 주변 조류 서식 환경을 억제해야 하는데, 그 서식 환경이 바로 세계유산의 등재 근거다. 보전을 강화할수록 안전 위험이 커지고, 안전을 확보하려 할수록 유산 가치를 해치는 구조다. 이에 대한 독립적 평가는 반대 측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사업 추진 측이 먼저 내놓아야 할 자료다.

셋째, 배수와 퇴적환경이다. 활주로와 부지를 조성하면 육상에서 갯벌로 흘러드는 담수와 부유물질의 양과 경로가 바뀐다. 부지가 유산구역 밖에 있어도 경계 바로 안쪽의 갯벌이 달라질 수 있다.

넷째, 어민 생계다. 탄도만에서는 낙지와 감태를 잡는다. 유산구역 밖의 공사가 조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한 국가, 두 개의 법

같은 국가가 두 개의 법에 서로 다른 말을 적어 두었다.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 제4조는 “갯벌 등을 이용하거나 개발하는 때에는 생태적 균형이 파괴되거나 그 가치가 저하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반면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0조는 3회에서 본 대로 이전사업 시행자에게 공유수면 점용료·사용료와 농지보전부담금 등을 면제한다.

면제는 단순한 재정 조치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선언이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이 갯벌 사용의 대가보다 앞선다는 선언이다. 기후 대응에서도 마찬가지다. 갯벌은 블루카본, 곧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수단에 들어가 있다. 해안에 활주로를 조성하는 일은 흡수원을 줄이면서 배출원을 늘리는 방향이다.

국가는 한 손으로 이 갯벌의 세계적 가치를 국제기구에 입증하고, 다른 손으로 그 갯벌을 낀 면을 15.3㎢ 군사시설의 후보지로 지정했다. 이 이중성이 회복 가능한 긴장인지 돌이킬 수 없는 훼손인지를 가리려면 하나만 있으면 된다. 부지 경계다. 그 하나가 공개되지 않았다. 답할 수 있는데 답하지 않는 것이라면 은폐이고, 아직 정하지 못한 것이라면 등재와 후보지 선정이 서로를 모른 채 진행됐다는 뜻이다.

지도 위의 선, 제도 위의 선

이 바다에는 선이 여러 개 그어져 있다. 무안·신안·목포를 가르는 행정구역의 선, 세계유산 구역과 완충구역의 선, 그리고 아직 그어지지 않은 군공항 부지의 선이다. 소음과 비행경로, 조류와 퇴적물은 어느 선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투표권과 보상, 협상 자리는 행정구역의 선을 따라 나뉜다.

신안군은 목포보다 빨리 움직였다. 2026년 8월 20일 ‘신안군 광주 군공항 이전 피해대책위원회’가 창립총회를 열었고, 8월 25일 압해읍에서 집회를 열어 건의문을 냈다. 대책위는 망운면 일대가 신안군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인접 지역인데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전주변지역 논의에서 빠질 위기라고 주장했다. 군용기의 이착륙·선회훈련 구역이 공항 반경 10~20㎞ 이상의 공중을 필요로 하는 만큼 압해·지도·증도·자은도 등 섬과 바다 위에 비행경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구는 다섯 가지다. 신안군의 이전주변지역 지정, 타당성 조사·환경영향평가 범위에 신안 도서·해상 포함, 신안군수의 지원위원회 당연직 참여, 용역자료 공유, 주민 의견수렴 정례화.

세 번째 요구는 법적 근거가 분명하다. 특별법 제20조제3항은 지원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이전주변지역을 관할하는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을 규정하고, 제6조도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위원으로 이전주변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규정한다. 이전주변지역 지정은 돈의 문제이기 이전에 테이블에 앉을 자격의 문제다.

시점도 중요하다. 특별법 제11조는 국방부장관과 종전부지 지자체의 장이 이전주변지역 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하여 이전주변지역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지원계획은 제20조 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4회에서 본 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던 무안조차 약속받은 1조 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목포·신안 몫이 저절로 생길 가능성은 없다. 지원계획이 확정된 뒤에 요구하면 이미 짜인 예산, 이미 꾸려진 위원회를 상대로 뒤늦게 문을 두드리는 일이 된다. 요구할 때는 지금이다.

주민투표 전에 문서로 확보해야 할 열 가지

다섯 회에 걸쳐 확인한 것을 요구로 정리한다.

판단의 전제 ― 공개

① 부지 경계 좌표와 리 단위 명세를 공개하라. 어느 마을이 사라지고 어느 축사가 남는지, 어느 갯벌이 매립되는지 알아야 판단할 수 있다.

② 활주로 위치·방향과 비행경로를 공개하고, 그에 근거한 소음 등고선을 산출하라.

③ 배치 기종과 연간 훈련 횟수, 야간훈련 운용 방식을 공개하고 상한을 문서로 정하라.

④ 해안 매립 예정 면적과 위치, 조류·퇴적환경 변화 예측을 공개하고, 세계유산 구역·완충구역과의 중첩도를 함께 공표하라.

조사와 평가의 범위

⑤ 환경영향평가 범위에 신안 도서·해상과 목포 인접지를 포함하라. 범위 설정이 결과를 미리 정한다.

⑥ 조류충돌 위험에 대한 독립적 평가를 시행·공개하고, 완충구역 내 개발행위에 해당하면 세계유산협약상 보고 절차를 이행하라.

⑦ 어장·양식장 영향 조사와 사업 전 과정의 온실가스 수지 산출을 따로 시행하라.

제도의 빈칸 메우기

⑧ 축산농가·어가·숙박업 등의 영업손실 보상 근거를 지원계획 단계에서 명문화하라.

⑨ 학교를 소음 지원 대상에 넣도록 군소음보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80웨클 미만 구간 대책을 마련하라.

⑩ 소음 등고선 결과에 따라 목포·신안 해당 지역을 이전주변지역으로 지정하고, 목포시·신안군의 지원위원회 참여와 용역자료 공유를 보장하라. 특별법 제2조제5호는 이미 “연접한 소음피해지역 시·군·구”를 이전주변지역에 넣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법 개정이 아니라 지원위원회의 결정과 국방부장관의 고시다.

열 가지 가운데 어느 것도 사업을 멈추라는 요구가 아니다. 이 사업은 국가 전략산업 일정에 묶여 있고, 목포와 신안에는 투표권이 없다. 찬반을 말할 제도적 통로가 없는 주체가 찬반만 외치면 발언 자체가 힘을 잃는다. 반면 형평성과 정보공개 요구는 반박하기 어렵다. 국가가 이미 시행하는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라는 것이고,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판단하기 전에 내놓으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요구들이 관철되면 사업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 부지 경계가 공개되고, 소음 등고선이 산출되고, 갯벌 영향이 평가되고, 학교와 축산농가가 보상 대상에 들어가는 사업은 지금 논의되는 사업과 같은 사업이 아니다.

하나의 바다를 위한 선택

다섯 회에 걸쳐 확인한 것을 다시 적는다. 인구 1,795명의 면이 후보지가 됐고, 시설 규모 15.3㎢는 그 면의 면적 19.12㎢에 맞먹는다. 광주 40년의 기록은 90웨클이 무엇인지 보여주지만, 방음공사는 소음이 심할수록 힘을 잃고 보상은 월 3만~6만 원이며 학교와 영업손실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이 바다로 먹고사는 축산과 어업, 양식과 관광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타격을 받는데 그 손실을 보상할 근거는 대부분 없다. 무안에 약속된 1조 원은 절반 넘는 재원이 불투명하고, 선결 조건은 ‘검토’라는 말에 머물러 있으며, 자유 공항은 닫혀 있다. 그리고 국가는 7월 25일 이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뒤, 한 달 뒤 그 갯벌을 낀 면을 군 공항 후보지로 골랐다.

이 모든 것을 판단하려면 지도 위에 선 하나가 필요하다. 부지 경계다. 그 선은 아직 그어지지 않았다. 그 선을 긋는 문서들은 지금, 이 순간 작성되고 있다.

망운과 현경의 해안, 탄도만의 갯벌, 압해도 앞바다, 목포 북항의 저녁 풍경은 지금도 그대로다. 행정구역의 선은 셋이지만 바다는 하나다. 하나의 바다를 함께 쓰는 사람들이 선에 갇혀 흩어지지 않으려면, 문서가 확정되기 전에 함께 말해야 한다. 그것이 이 지역에 남은 선택이고, 남은 시간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