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수산 생산은 서·남해안, 연구 거점은 편중…목포 역할 키워야
전남 양식어업권 면적 전국 74.8%…생산 규모에 못 미치는 연구 기반 이개호 “호남권 거점 확충”…목포, 현장 수요 담은 연구·실증 전략 필요
[목포시민신문/유은서시민기자] 대한민국 수산업의 생산 기반이 서·남해안에 집중돼 있지만 국가 해양수산 연구기관 배치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이 전국 천해양식 어업권 면적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만큼, 목포를 비롯한 서남해안에 생산 현장과 연구·실증을 연결하는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지난 12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서·남해안의 생산 규모와 현장 수요를 반영한 호남권 거점 연구기관 확충을 촉구했다. 어업인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연구성과를 현장에 보급하려면 연구 인프라의 지역 간 불균형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어업 생산량은 36만5,845톤, 남해는 300만6,700톤으로 두 해역을 합하면 337만2,545톤이다. 동해 17만9,767톤의 약 18.8배다. 생산금액도 서·남해안이 8조1,300억원으로 동해안 8,900억원의 약 9.1배에 달했다.
양식업에서 전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크다. 지난해 전국 천해양식 어업권 면적 16만3,944㏊ 가운데 전남은 12만2,579㏊로 74.8%를 차지했다. 경남은 1만1,650㏊로 7.1%였다. 다만 서·남해안 생산량에는 전남 이외 지역도 포함되는 만큼, 전체 수치를 서남해안이나 목포의 생산 실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생산 현장과 달리 연구기관은 영남권에 상대적으로 많이 배치돼 있다는 것이 의원실의 분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본원과 소속 연구기관 등 17곳 가운데 부산 본원, 남동해수산연구소, 육종연구센터, 수산자원연구센터 등 8곳이 영남권에 자리하고 있다. 호남권은 4곳으로 집계됐다.
별도로 제시한 해양수산 연구 공공기관 현황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본원·분원과 부설기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조사 대상 7곳 가운데 호남권 소재 기관은 없었다. 이는 해당 자료에 포함된 기관의 배치 현황으로, 호남에 해양수산 연구기관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의원은 양식업과 연근해어업이 집적된 서·남해안에서 품종 개량과 질병 관리, 양식 자동화, 스마트양식 관련 연구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규모에 비해 연구 기반이 부족하면 현장의 문제를 연구과제로 연결하고, 개발한 기술을 실제 어장에 적용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목포시 관점에서는 이번 문제를 단순한 기관 유치 경쟁보다 수산업의 부가가치를 지역에 남기는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주변 생산 현장의 기술 수요를 모으고 연구기관·대학·기업이 함께 해결할 과제를 발굴해, 연구와 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목포·무안·신안·영암 등 인접 지역의 수산업 현장에서 어떤 기술과 시설이 필요한지 공동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종자와 양식 기술뿐 아니라 수산물의 저장·가공·유통, 부산물 활용 등 목포가 주변 생산지와 연결할 수 있는 분야를 검토하고, 기존 기관의 기능과 중복되지 않는 연구·실증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연구기관 숫자만으로 지원 수준을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다. 기관별 연구인력과 예산, 담당 해역, 어업인 지원 실적, 실증시설 접근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목포시 역시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서남해안에 부족한 기능을 확인하고, 거점 확충이 필요한 이유를 정부에 제시해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새로운 건물을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 상담과 공동연구, 기술 검증, 사업화가 이어지는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성과가 어업인의 생산성과 소득, 지역 기업의 제품 개발로 연결되는 구조가 갖춰져야 연구 기반 확충의 효과가 지역에 남는다.
이 의원은 “해양수산 연구 인프라 배치는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어업 생산성, 경제성, 현장 수요라는 객관적 지표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산 생산의 중심인 서·남해안에 걸맞은 연구 기반을 요구하는 동시에, 목포가 어떤 기능을 맡을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