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서기호 총선 불출마 "목포 지역구 의원으로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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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서기호 총선 불출마 "목포 지역구 의원으로서 부족"
  • 류용철
  • 승인 2016.03.0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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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보내주시는 분들 소식 듣고 '더 늦기 전에' 불출마 선언해야겠다고 판단”
▲ 목포에 출마를 선언한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불출마를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향인 목포에서 예비후보등록까지 마치고 선거운동을 하던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6일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11번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친 직후였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 결심은 더 일찍 했었지만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이어서 끝까지 통과를 저지하고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 순서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본회의장에서 토론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총선에서 당선되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셨단 소식을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불출마를 공식선언하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불출마 사유를 밝히던 서 의원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한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당초 고려하던 목포 출마 의사를 접은 데 대해선 종교인으로서의 성찰과 신념을 언급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예를 들면 목포 시민들로서는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수처럼 케이블카 도입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설치 논의가 한창이다"라며 "그런데 나는 환경 보존이란 측면에서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념이다. 내가 당선만을 위해서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듯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 잘한다는 것과 비례대표와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절감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께 내가 잘 할 수 있다며 지지해달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저축은행 비리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고 목포 출마를 선언한 것에 따른 결정이냐는 질문에는 "기자회견문에 나온 그대로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출마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의 입지는 사실상 더욱 좁아지게 됐다. 현재 정의당 지역구는 심상정 공동대표(고양시 덕양갑)로 1석이며, 비례대표는 서 의원을 비롯해 김제남·박원석·정진후 의원으로 4석이다. 소수당인 정의당으로서는 비례대표의원 단 한명의 지역구 출마도 아쉬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그 부분은 많이 고민했다. 너무나 죄송하다"며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더 드릴 게 없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서 의원은 서울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지난 2011년 12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의 빅엿' 발언을 인용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결국 이듬해 2월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했으며, 이후 통합진보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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