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정치문화의 퇴행적 목포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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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정치문화의 퇴행적 목포정치
  • 류용철
  • 승인 2016.03.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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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용철 목포시민신문 대표

[목포시민신문] 어디를 가든 총선 후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빨갛고 파란 옷을 입고 악수를 청하면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국회 입문에 목적을 둔 정치 인사들의 몸놀림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모두들 간절함을 짙게 묻혀낸 표정이 역력하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지극히 냉소적이다. 냉랭하다 못해 짜증 섞인 얼굴이 다반사다. 낯선 얼굴의 후보가 갑작스럽게 앞에 나타나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내 일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 귀찮게 느껴질 뿐이다.

선거를 통한 축제 분위기는 상상할 수 없다. 지역에서 이젠 ‘죽은 정치문화’가 일상이 된 듯싶다. 정치에 문화라는 가피를 덧씌운다면 ‘살아 있는 정치문화’와 ‘죽은 정치문화’로 나눌 수 있다. 살아 있는 정치는 유권자의 몫으로 권리와 책임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반대로 죽은 정치는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시체를 파헤쳐 먹고사는 기생충과 숙주들만 득실거린다. 여기서 유권자가 없다는 말은 진정한 의미의 한 표 한 표가 없다는 뜻이다. 유권자를 임의대로 묶어 팔아먹는 거간꾼과 거래만 난무함을 말한다.

살아 숨 쉬는 정치문화는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치문화의식을 권리와 책임으로 느끼며 새로운 정치 인물과 지역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의제를 표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선택받아야 하는 출마자들은 이 같은 유권자들과 표를 구매하는 집단적 거래를 거부하고 유권자 개개인을 존중하는 정치문화를 앞장서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또, 그런 장을 마련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된 정치문화는 지역의 정체성에서 형성된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유권자들과 교류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지역 의제를 토론하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민주적 과정을 세워야한다.

목포의 현실은 어떠한가? 그동안 지역에선 수십년간 고향을 떠나온 인사들이 어느 날 갑작스레 나타나 출마를 선언하고 몇 몇 인사를 중심으로 한 유권자를 앞세워 패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거간꾼들의 등쌀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쉽게 타협하고 거래하며 당선됐다. 4.13 총선을 앞두고 이런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유권자의 선택은 안중에도 없이 지역을 떠나 있던 인사들이 속속 목포를 찾으면서 선거판을 좌지우지 하며 거래꾼을 자청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매표행위를 하고 있다. 죽은 정치의 정형이 아직도 지역에 횡횡하고 있다.

생(生)과 사(死)의 정치문화의 또 하나의 변별점은 그동안 국회의원으로 누려온 특권을 시민에게 돌려주느냐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갑 중의 갑'이다. 국회의원은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국회의원 한 명의 연간 세비는 1억3800만 원, 보좌관 총연봉은 4억 원에 육박한다. 1인당 국민소득과 비교하면 세계 3위 수준이다. 4급 보좌관과 5급 비서관 두 명씩, 6·7·9급 비서 한 명씩, 유급 인턴 2명 등 총 9명의 유급 보좌관을 둘 수 있다. 어디 이뿐인가. 의원회관 운영비와 차량 유지비 등으로 연간 9000만 원을 국고에서 지원받는다. 현행범을 제외하고 체포되지 않는 특권도 누린다. 외국에 출장을 나가면 재외공관의 영접을 받는다. 상임위원장이 되면 매월 500만~600만 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특권을 내려놓는 방식을 논의해야한다. 이것이ㅣ 살아있는 정치문화이다.

그동안 목포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들의 머리위에서 지배하려고만 했지 진정한 의미의 봉사자의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았다. 당선과 함께 당선자 지역사무실은 특권의 상징이 됐다. 지역 의제에 대한 논의보다는 지시하고 지배하려는 방식으로 지역을 재단하고 운영했다. 살아 있는 정치문화와 죽은 정치문화의 변별점 하나는 선거가 축제인가 아니면 피비린내나는 혈투의 장인가 하는 것이다. 죽은 정치문화가 판치는 지역은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살 떨리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공정한 시도는 찾을 수 없다.

이 같은 지역에서 썩은 감초 같은 존재는 항상 등장하기 마련이다. 선거라는 축제의 반사이익만 기대하는 존재들이다. 이들에게 있어 존재하는 것은 매표행위뿐이다. 이들이 득실거릴 때 지역은 또 다시 퇴행적 정치로 들어가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생각조차 멈추고 침묵하는 것은 아니다. 두 눈은 언제나 노력하는 정치인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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