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생가 체계적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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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생가 체계적 관리 필요
  • 최지우
  • 승인 2016.08.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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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생가 방화 일부 불타…초기진화 안됐으면 '아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8월 18일)에 김 전 대통령 생가 일부가 방화범에 의해 불타면서 '역사 기록'인 대통령 생가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신안군 하의면 김 전 대통령 생가 사랑채 일부가 불에 탔다. 밭일 나가던 주민이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해 다행히 초기에 진화가 이뤄졌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볏짚을 올려 만든 지붕을 타고 불이 크게 번질 뻔 했다.

불은 생가에 자신의 땅이 포함되면서 보상에 불만을 품은 마을 주민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1924년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나 1936년 하의보통학교 3학년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생가가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된 것은 1999년 9월이다. 종친들과 하의도 주민들에 의해 복원된 생가는 신안군에서 관리를 맡아왔다. 하의면사무소 직원 1명이 관리하고 있지만 관광객 안내 외에는 특별히 관리하지는 않는다.

생가 앞에 CCTV 1대가 설치됐지만 이번 범행이 이뤄진 뒷편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상주하며 관리하는 인력이 없다보니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초기 대응이 어렵고 휴일이나 야간에는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김 전 대통령 생가는 2002년에도 방화범의 소행으로 불이 나 창고와 본체 초가 지붕의 절반 가량이 탔다. 신안군은 2009년 생가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안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CCTV·소화시설 확충, 상주 인력 마련 등의 대책을 내놓고 문화재 등록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대통령 생가 관리는 주로 지자체가 맡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2년 대구시 동구 신용동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도 방화범의 소행으로 인한 불이 나 목조 마루, 안방, 작은방 문 일부가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가는 일가와 종친이 2009년 1층짜리 목조 건물을 보수하고 관리동을 신축해 대구시에 기부 채납했다. 현재는 동구청이 대구시의 예산을 지원 받아 생가를 관리하고 있다.

경북 구미 상모동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는 1900년께 지어졌으며 1993년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돼 유족과 구미시가 공동 관리하고 있다. 김재학 생가보존회장이 전적으로 관리하다가 2008년 김 회장이 피살되면서 한때 생가를 관리할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는 2000년 김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 옹이 대지와 건물을 거제시에 기증했으며, 거제시는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 2001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생가는 1983년 복원돼 경남 합천군이 관리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는 2009년 복원됐으며 김해시로부터 위탁받은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가 관리를 맡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는 문화재로 지정·관리되고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도 비교적 원형이 잘 유지돼 보존가치가 높아 문화재 등록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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