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검색 불응 中어선 화재 선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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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문검색 불응 中어선 화재 선원 사망
  • 류정식
  • 승인 2016.10.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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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안타깝지만 정당한 업무수행"…섬광폭탄 투척 불가피

중국 불법조업 어선 단속 양측 피해 최소화 대책 필요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해경의 검문검색에 불응하고 달아나던 중국 어선에서 화재가 발생, 선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과정에서 단속 대상인 중국 어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선원이 숨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경은 29일 중국 유망어선 S호의 화재로 선원 3명이 사망한 데 대해 안타깝지만 정당한 업무수행 과정에서 빚어진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km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있던 S호는 당시 해경 3009함이 검문검색을 위해 정선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속 8노트의 속도로 계속 달아났다.

3009함에서 해경대원 14명이 단정을 타고 따라 잡아 등선까지 했지만 S호는 조타실, 기관실 등 선실의 창문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검문검색에 불응한 채 도주를 계속했다.

해경 대원들이 조타실 유리창문을 깨고 섬광폭음탄 3발을 던진 후에야 도주를 멈췄고, 이후 선원들이 선실 밖으로 나오는 사이 조타실에서 화재가 시작됐다.

섬광폭음탄 투척이 화재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해경은 그러나 대원들이 검문검색을 위해 배에 올라탔는데도 중국 어선이 대원들을 태운 채 계속 도주해 어쩔 수 없이 섬광폭음탄 투척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해경 대원들의 안전에도 직결된 범죄 행위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검문검색에 나선 해경대원들은 통상 곤봉, 섬광폭음탄, 고무탄총, 권총 등의 장비를 휴대한다.

권총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마지막 자위수단이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중국 어선 측에서 섬광폭음탄을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하나 아직 정확한 화인이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라며 "정선명령에만 따랐어도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S호가 해경대원을 태우고 도주를 감행한 것으로 미뤄 우리 EEZ에서 조업을 할 수 없는 무허가 어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행위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선원 사망사고와 관련 일각에서는 해경의 단호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 측에 인명이나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적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하다 책임소재 논란이 불거지고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우려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목포해경 안두술 서장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해 정말 안타깝다"며 "앞으로 단속 과정에서 이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작전 전략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 서장은 "광주영사관 부영사가 오늘 해경을 방문해 사인규명 등에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며 "이번 일은 중국어선의 불법행위가 원인인 만큼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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