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미술관’ 운영하는 조각가 김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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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미술관’ 운영하는 조각가 김판삼
  • 이효빈
  • 승인 2018.11.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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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해학과 풍자 담은 조각품...미술관 전시품 곳곳 이웃 표정 담겨

한국 고유의 해학의 미 ‘못난이’로 어글리트렌드 선도/

무안 일로 개인 미술관 무인 카페 운영 관람객과 소통

[목포시민신문=이효빈기자]‘해학과 풍자’의 민족. 한국인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고유 미학이다. 해학은 한국의 유머이다. 풍자나 조롱과는 달리 선의의 웃음을 유발하는 해학을 ‘못난이’라는 재미난 작품들을 통해 표현하는 지역 예술가가 있다. 무안군 일로읍에 위치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인 ‘못난이 미술관 및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조각가 김판삼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를 아름다운 영산강 풍경 앞에 자리 잡은 ‘못난이 동산’ 속 ‘못난이 미술관’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못난이. 흔히 생각하는 못난이의 모습은 텔레비전(TV)나 영화 속의 ‘모옷난 놈!’ 혹은 ‘이 못난아!!’ 등 아름다운 모습과는 정 반대의 모습을 떠올린다. 못난이 미술관 속 작품은 21세기 미(美)의 기준에 대입하면 전형적인 못난이들이다. 날렵과는 거리가 먼 우람한 풍채, 짤막한 길이의 몸. 거기에 동그랗게 떠 총명함을 유지했지만 보이지 않는 작고 부은 두 눈, 퉁퉁한(세간에 비해) 몸매. 해학적인 제목까지 더해지니 작가의 작품은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작품의 제목들은 ‘비켜~!’, ‘못가~!’, ‘누구냐 넌!’ 등 일반적인 작품들과는 다소 친근하면서도 유머러스함을 소유하고 있다.
“美(미)가 아닌 것을 우리는 쉽게 못난이라고 부르죠. 모든 것이 완벽하고 아름답다면 이세상의 ‘美(미)’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부족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美’의 이유에 작가는 새로운 기준을 작품 속에 제시한다. 작품을 관람하러온 관람객들은 작품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유쾌한 제목에 깔깔깔 내지는 호호호 웃으며 숨을 꺽꺽대다가도 내면적 성찰에 빠진다. 작가의 노림수(?)에 제대로 당한 셈. 못난이들(작품)을 보며 미소를 머금을 수 있다면 작가로서, 그리고 못난이 아빠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요새 새로운 트렌드로서 부각되고 있는 ‘어글리 트렌드(어글리 트렌드는 보여지는 모습보다는 내면 가치를 더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흥하고 있는 트렌드이다. 대표적인예로 못난이 채소, 못난이 인형, 못난이 빵 등이 있다.)’를 일찍이 알아봤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는 한결같이 ‘못난이 아빠’이자 ‘못난이 조각가’로 활동 중이니 말이다.

‘못난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관람객 방문록을 통해 힐링, 재밌어요, 잘 쉬다 갑니다 등 온 몸으로 즐거워 한다고.

예술계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있는 김판삼 조각가는 2007년 대한민국 환경미술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서울, 홍콩, 광주, 뉴욕 등 다수의 아트페어는 물론 유수 전시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못난이 미술관’을 통해 쉬며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운영해 시민들과 교감하고 있는 중이다. 그의 장래희망이자 꿈은 딱 하나라고.

“우리는 못난이들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는 것을 잊고 살아가요. 외형적 ‘美(미)’와 함께 내면적인 ‘美(미)’까지 바라볼 수 있는 우리들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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