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K라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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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K라면의 시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10.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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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경제와 문화시장이 위축되고 침체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문화 콘텐츠(K컬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음악에서는 BTS, 영화는 기생충과 미나리가 정상을 차지하더니 근래에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와 국격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관련 산업도 수혜를 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라면이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짜파구리’,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는 라면에 스프를 뿌려 소주안주로 먹는 라면땅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넣어,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라면을 찾고 있고 그로인해 라면 수출액이 증가했다고 한다. 지난 7월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1968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늘었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3208만 달러 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또한 국내 라면 소비도 코로나로 인해 작년과 올해 각 업체별로 10%에서 20%정도의 성장을 이뤄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 식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라면은 언제부터 먹게 된 것일까? 라면은 크게 면을 가공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가 평소에 먹는 인스턴트 라면은 유통기한과 보관을 용이하게 위해 생면을 수증기에 찌고, 기름에 튀겨 유탕처리를 하였고, 면에 가공을 하지 않은 일본식 라면(라멘)으로 대표되는 생라면으로 구분된다. 또한 먹는 방법도 짜장면이나 스파게티처럼 걸쭉한 소스에 비벼서 먹는 비빔면과 국물이나 장국에 말아먹는 탕면형태로 분류된다.

라면도 짬뽕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기원해서 일본에서 개발되고 한국에서 발전한 형태로 변화해 왔다. 중국은 면 요리의 발상지인 만큼 손으로 만드는 수타면, 칼로 썰는 도삭면 등 여러 종류의 면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길게 잡아 당겨 늘여서 만든 국수를 통칭 라면이라고 한다. 이러한 형태의 중국의 라면은 역사,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세계각지로 펴져나가 여러 형태로 변형되었는데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가서는 스파게티 형태로 발전되었고 일본과 한국으로 와서는 라면, 짜장면, 짬뽕과 같은 면요리로 발전하였다.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라면은 1958년 일본의 닛신식품에서 유탕가공한 면에 닭뼈 육수맛 스프를 첨가한 치킨라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63년 식용유공장을 운영하던 삼양식품에서 일본에서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여 삼양라면이라는 한국 최초의 라면을 출시하였다. 판매 초창기에는 사은품도 제공하고 무료 길거리 시식회도 열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격도 비싸고 한국인의 입맛에 그다지 잘 맞지 않아 인기가 없었는데,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하던 혼분식장려 정책과 맞아떨어져 정부차원의 지원과 고춧가루등 양념을 첨가해 맵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우리입맛에 맞추고, 직장에서 급식, 농촌과 학생들의 간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점차 우리 식생활 깊숙이 자리 잡기 시작하여, 현재는 1인당 연간 75개 이상(인도네시아(50), 일본(45) 중국(28))을 소비해 부동의 세계1위를 차지할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서민의 음식으로 어렵고 힘든 시절을 함께 해온 우리나라의 라면이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와 K컬처와 같이 더욱 더 발전하여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푸드의 대명사인 K라면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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