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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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4.04.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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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와 함께 걷는 도시의 열두 달

지음

[목포시민신문] 4월은 일 년 중 그 어느 때보다 극적인 자연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는 달이다. 앙상하던 나뭇가지에서 폭죽이 터지듯 꽃들이 피어나고 어제는 보이지 않던 이름 모를 온갖 풀잎이 길가를 가득 채우며 돋아난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순간의 경이로움, 어리고 연약한 것이 성장하는 과정의 감동을 가까이에서 수시로 느낄 수 있는 근사한 계절이다.

이 특별한 감동을 5월에도, 8월에도, 11월에도 계속 누릴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저자인 일러스트레이터 이다는 한 해 동안 산책길에서 관찰한 자연을 그림과 글로 매일 기록한다. 코로나19로 활동 반경이 극도로 축소되었던 시기에 창 너머로 우연히 발견한 물까치의 아름다움에 반한 것이 계기였다. 종이를 끼운 클립보드와 필기구, 수집물을 담을 지퍼백, (아이돌 콘서트 관람용으로 구입한) 망원경 등을 챙겨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보고 느끼고 관찰한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도감을 찾아보고 검색도 해 보면서 탐문해 채우기도 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도시 주택가 동식물의 일상사를 아기자기하면서도 박력 있는 일러스트와 담백하고 흥미진진한 글이 어우러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그 덕에 우리는 불광천에 나타난 흰 오리의 사연이라든지 껍질이 기이하게 벗겨지는 나무의 정체 따위를 함께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기록을 해보니 자연이 매일 달라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봄은 생각보다 길었고, 여름은 매일 뜨겁지 않았다. 가을은 예상보다 일찍 징조를 보였고, 겨울은 늘 얼어 있지 않았다. 나를 둘러싼 자연은 작은 것이라도 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연에 집중하면 그 어떤 근심도 잠시 괜찮았다. 잠시라도. 그리고 돌아와 본 것을 기록하면 하루가 허망하게 지난 것 같지 않아 좋았다.”(14~15)

우리를 둘러싼 자연은 시시각각 변화하며 흘러간다. 멀리 가지 않아도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면 언제든지 그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 머리로 알고 있어도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이 다르고, 일 년 전의 오늘과 십 년 전의 오늘도 모두 다르다. 자연 관찰 일기(nature journaling, 미국의 자연 탐구가이자 화가인 클레어 워커 레슬리 등이 주창한 생태 학습 기법)은 그렇게 흘러가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먼저 다가가 기록한 자연을 살펴본 다음 그가 공개해 둔 일기 포맷에 따라 나만의 자연 관찰 일기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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