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전경삼시민기자] 영화 ‘1987’ 촬영지 연희네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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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전경삼시민기자] 영화 ‘1987’ 촬영지 연희네슈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8.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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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 이후 목포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 역할 하길 기대
연희네슈퍼 전경.

[목포시민신문] 얼마 전 서산동 연희네슈퍼간판이 바뀌었다. 낡고 떨어져 나간 부분도 있어 교체했는데, 바뀐 간판은 연희네슈퍼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 이전 간판은 나무로 틀을 짜고 바탕에 일정 간격을 두고 세로로 납작하고 길쭉한 나무를 대고 그 위에 상호를 한 글자씩 입체로 붙인 것이었는데, 평평한 시트지에 인쇄한 밋밋한 간판으로 바뀌었다. 이미 한 번 이상 이곳을 찾았거나 눈썰미 좋은 관광객들은 이전에 보았거나 검색해서 찾아보았던 이미지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연희네슈퍼는 19876월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이 흥행하면서 목포의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인 연희네 집으로 설정되어 김태리, 강동원, 유해진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내용과 현실적인 관련이 있는 장소는 아니지만, 목포 출신 시나리오작가가 30년 전 서울 모습을 재현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선정해 이곳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 상영 이후 연희네슈퍼를 비롯해 서산동시화골목, 바보마당 창작골목, 보리마당 등과 연계해 서산동 일대가 목포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복고풍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목포시 관광 안내 인터넷 사이트나 책자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각종 방송, sns,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수많은 콘텐츠가 소개되면서 목포에 오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럼에도 연희네슈퍼를 보자면 곳곳에 불안정한 요소들이 놓여 있다. 여전히 목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써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연희네슈퍼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어서 유지 보수, 개선을 소유주 판단에 맡기고 있다. 목포시에서 몇 년 전 매입을 추진했으나 소유주와 의견 차이로 인해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목포시의 주요 관광 자원인 이곳을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 우선 목포시에서 설치한 안내판마저 서로 다르게 표기한 명칭부터 정리가 필요하다. 해안로에서 서산동으로 접어드는 길 가로등에 부착한 이정표에는 영화 1987/연희네슈퍼 촬영지라고 적혀 있는데, 연희네슈퍼 앞에 세운 간판에는 ‘1987 영화촬영지/목포 연희네슈퍼라고 적혀 있다. 가끔 관광객들이 연희네슈퍼라는 영화가 있었는지 일행들과 얘기를 나누는 우스운 광경을 목격하곤 한다. ‘영화 <1987> 촬영지/연희네슈퍼’, 이렇게 표기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닐 텐데.

연희네슈퍼 앞에 세운 간판은 명칭과 함께 영화 스틸컷 3장을 부착했다. 연희네슈퍼가 영화에서 핵심 장소이자 주인공들이 심정과 상황 변화를 겪는 장소인데 정작 그러한 장면은 없고 엉뚱한 스틸컷을 사용하고 있어 의아하다. 정리된 안내 문구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몇 장의 이미지는 그것만으로도 관광객들에게 방문 장소에 대한 더 많은 기억과 의미를 전할 수 있다. 더불어 내부를 활용해 연희네슈퍼와 영화 이야기, 주변 의미 있는 장소나 역사를 소개하는 이야기 공간을 꾸릴 수 있다면 연희네슈퍼가 서산동의 관문이자 문화공간으로써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연희네슈퍼는 목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임에도 개인이 소유하고 있기에 향후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불명확하다. 소유주의 의지를 존중하되 유지 보수 지원을 비롯해 활용 방안에 대한 접점을 찾기 위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연희네슈퍼가 단지 인증샷으로 남는 곳이 아닌, 지역과 장소가 지닌 콘텐츠의 가치를 찾아내고 주민과 지자체가 협력해 문화적 역량을 구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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