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신안군 관광사업이 때아닌 종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최근 불교계가 신안군이 추진 중인 관광문화사업을 ‘종교 편향’이라며 문제 삼고 나서자, “지나친 공격”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기공협에 따르면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종교평화위원회, 영광 불갑사 주지 등은 지난 8월 2일 무렵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과 박우량 신안군수를 만나 관광문화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을 놓고 불교계의 시각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신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천사섬’(1004) 속 용어와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명칭이 “종교 편향”이라는 주장이다. 또 신안군 출신으로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창립자인 고(故) 김준곤 목사의 선양학술심포지엄 개최를 신안군이 지원‧협력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를 두고 기공협 김철영 사무총장은 최근 기고문을 내고 “천사섬이란 명칭의 경우 1026개의 섬 중 물이 차면 잠기는 섬들을 제외한 1004개를 일컫는 말일 뿐”이며 “‘천사’라는 단어도 기독교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는 만큼, 기독교 선교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신안군의 관광문화사업은 군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고 소득증대를 가져오는 성과가 있기에 지역민들이 동의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이에 관한 판단은 투표권을 가진 군민의 몫이지 특정 종교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특히 불교계가 신안군의 선양학술심포지엄 개최 지원을 문제 삼으며 김 목사를 ‘특정 이념에 경도된 목회자’ 정도로 깎아내리고, 지자체가 굳이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고 비판한 부분을 두고선 불편한 내색을 비췄다.
김 사무총장은 “신안군 지도읍 봉리 출생인 김준곤 목사는 6·25 전쟁으로 아내와 부친을 잃는 아픔을 겪고도 가족을 학살한 가해자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해준 사랑의 목자”라며 “1990년대 중반 북한이 식량난으로 300만 명이 아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고난의 행군’을 할 때 김수환 추기경,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과 함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창립해 공동상임 대표를 10년간 역임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에 앞장섰다”며 종교와 교파를 초월해 북한 동포 돕기에 나선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김 사무총장은 “불교계는 종교 편향을 주장할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성시화운동’을 ‘종교 편향’이라며 공격하고 있다”며 “하지만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복음전파뿐 아니라 공명선거 캠페인, 소년‧소년가장 결연사업, 지역균형발전 정책제안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등 행복한 시민‧건강한 가정‧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일을 해왔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성시화운동에 참여하는 지도자들이 편파행정이나 특혜를 누린 것도 없다. 그런 부정적인 일은 한 건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공협은 최근 정보공개를 통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가 지원한 종교별 지원예산 명세를 확보해 살펴본 결과를 들어 오히려 불교계에 치우친 지원금 규모를 지적했다. 기공협에 따르면 해당 기간 각 종교계가 지원받은 예산 규모는 불교계 5912억원, 천주교 4472억원, 기독교 1732억원 수준이었다.
김 사무총장은 “이것을 종교 편향이라고 하는 것이고, 마땅히 시정돼야 할 종교차별”이라며 “한국교회는 그동안 자칫 종교 간 갈등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불교계에 대한 종교 편향 주장을 자제해왔다. 불교계가 더는 ‘종교 편향’이라는 날카로운 검(劒)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국민화합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