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최용선 약사] 좋은 약은 비싼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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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최용선 약사] 좋은 약은 비싼 약일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9.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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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선 약사

[목포시민신문]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그 나름의 적절한 이유를 가지고 가격이 책정되고 판매되고 있다. 약들도 예외 없이 가격들이 책정되어 판매되고 있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고가의 의약품들이 출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암제의 가격이 6억원이 넘는 약품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모든 상품이 그러하듯이 가격 대비 보상심리라는 것이 약품에도 적용되며, 그에 따른 치료 기대심리 또한 존재한다. 현실에서는 가격은 비싸지만 이러한 기대심리에 어긋나는 상품들도 속출하는 것이 주위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약이 비싼 이유와 그에 따른 기대심리를 충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약은 다른 상품들과는 다르게 굉장히 소량의 양으로도 인체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쉽게 말해서 무게로 따져서 음식은 적게는 200-300g, 많게는 500-600g의 양으로 인간에게 포만감을 줄 수 있지만, 약은 많게는 500mg-1g, 적게는 0.05mg(더 적은 용량도 존재함)도 인체에 치료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용량 단위로 따지자면 1g1000mg과 같으니까 식사량의 기준과 비교하면 1/1,000-1/10,000의 용량을 가지고도 치료 효과를 가질 수 있으니까 용량 대비로 따지면 엄청난 효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약의 성분의 실제 중량이 금보다 비싼 약들은 과거에는 극소수였지만 이제는 상당한 수의 약들이 금보다 비싸다. 물론 실제 약의 무게로만 따져서 원가를 책정할 수는 없고, 이에 따른 제조공정, 부형제첨가, 관리비용, 광고비용 등등을 따져야만 되므로 정확한 비교는 아닐 수 있다.

현실에서는 약의 가격이 싸지 않는 이유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약의 특허이다. 일반적으로 알다시피 약의 발명은 정말 고단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러 번의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의 입증, 그리고 부작용의 발현 정도와 심각성을 통해 이를 증명해야 하고 이를 통해 비로소 약으로서의 승인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이 과정은 막대한 자본이 투여되어야 하고 또 이 과정을 통과한 약은 이 중에서도 극소수라 엘도라도와 비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개발 중에 폐기된다. 일례를 들면 비아그라(Sildenafil)을 개발하고 특허를 보유한 화이자는 개발하고 나서 단숨에 세계 제 1위의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비아그라의 발명은 쉽게 이야기하면 금광 1,000개를 발견하고 채굴하는 이상의 경제적 부를 가져다주었다. 물론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통해 개발한 약들의 특허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보존해 주어야지만 이는 소비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을 지니게 할 수 밖에 없다.

특허로 인한 비용이 어느 정도인가를 일례를 들어 설명하자면,

프로스카(finasteride 5mg)와 프로페시아(finasteride 1mg)은 동일한 제약회사에서 만들어지는 약품으로 프로스카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프로페시아는 탈모 치료제이다. 용량이 5배 차이이므로 프로스카가 프로페시아에 비해 5배 비쌀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프로스카(finasteride 5mg)1정당 보험약가가 725원인 반면에 프로페시아(finasteride 1mg)은 약가가 1,648원 정도이다. 1mg의 가격이 5mg의 가격의 두배이상이다. 이것이 특허의 위력이자 무서움이다.

또한 신약이 반드시 좋은 약이라는 법도 없다. 임상 과정이 소수의 모집단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수의 치료과정을 통해서 이전에 나타나지 않았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기존에 개발되었던 약보다 효과가 더 낫다는 증거도 없으며, 가격은 특허 때문에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광고비이다. 우리가 TV를 통해서 드라마, 예능프로, 스포츠, 뉴스 등을 시청할 수 있지만, 그 과정 중에서 광고를 중간중간 봐주어야 한다. 이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를 통해 광고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끊임없이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접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인사*과 이가*을 예를 들자면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비로 지출하고 있고 이는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세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이 제형의 변화이다. 일례를 들면 감기약으로 유명한 테라**이다. 이는 차의 형태로 개발되어 있는 감기약이다. 차의 형태로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나 아니면 알약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좋은 약이다. 또한 약간의 온기를 전해주고, 효과가 빠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제품의 판매가는 거의 같은 성분의 알약이나, 연질캡슐에 비해 가격이 보통 4배 정도 차이가 난다. 똑같은 약이지만 이렇게 제형을 바꾸거나 하면 가격의 상승이 이렇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이의 사용이 대중화되고 하지만 그에 따른 가격의 상승과 비용의 증가 또한 피할수 없다. 하지만 약은 조금은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약이 좋아 보여도 가격의 상승, 효과가 완전히 입증된 것이 아니므로 조심히 접근할 필요가 있고 또 알지 못하는 부작용의 발생위험성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사용되었고 효과가 입증된 약들이 현실 임상에서는 선호되어야 하고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한 지나친 광고에 대한 의존은 피해야 한다. 광고를 보면 고치지 못할 질환이 없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는 점이다.

약은 되도록 오래전 개발되었고 치료효과가 입증된 약들이 선호되어야 하고(물론 아직까지 치료되지 못하고 있는 암 같은 질환들은 신약을 통해서 시도해야하는 경우 들도 존재하지만) 지나친 광고를 하는 제품을 선택하기 보다는 이와 같은 일반 제너릭 제품을 고르는 현명함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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