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임경숙 국장]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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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임경숙 국장]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를 보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1.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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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환경운동연합 임경숙 사무국장

[목포시민신문] 목포 시내버스가 두 번째 운행을 멈춘 지 한 달이 되었다.

처음에는 운수 노동자의 임금 체불로 인한 파업이었고 두 번째는 가스비 미납으로 인한 중단이다.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목포시와 버스회사는 무엇을 했는지 분노를 넘어 허탈하기까지하다.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

버스는 대중교통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대중의 이동수단이다. 누구도 불편을 겪어서도 안되고 피해를 입어서도 안된다. 그런데 지금 목포 시내버스는 대중교통 수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서민에게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다.

목포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58년 동안 유일무이하게 경쟁자 없이 사업을 영위하며 많은 이익을 취했으면서 이제는 손해가 나니 힘들다,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의 부채 덩어리 재산과 장비를 기부채납하겠다고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격이다. 이제까지 부실경영에서 파생된 파업과 운행중단 사태를 방관하고 뼈를 깎는 자구책 없이 손을 놓겠다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할 수 있다면 이런 후안무치한 임원 일가의 재산을 몰수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치에 다다랐다.

 

버스회사는 조건 없이 사업권 반납해야

수십 년 동안 시민들에게 받은 요금으로 생긴 경영이익과 손실보상이라는 명목으로 시민의 혈세로 지원받은 금액은 수백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버스회사를 운영하며 심각한 경영악화를 초래했다면 이는 경영진의 무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운행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없고 오히려 목포시에 미납금 정리를 요구하고, 자구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시민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주었다. 특단의 개선 의지도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제 경영진의 어떤 주장도 변명과 핑계에 불과할 뿐,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시민들이 믿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더 이상의 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므로 조금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이번에 끝장을 봐야 한다는 각오이다. 그동안 경영에서도 무능력이 입증되었고 시민에게 신뢰마저 잃은 현 경영진은 조건없이 시내버스 사업권을 반납하는 것이 맞다.

 

정치인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나

목포 시내버스 사태는 시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지역 정치인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사태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시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지금 목포시민의 최대 관심사이자 불편 사항이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긴급현안인데도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목포시내 거리에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다. 대부분 무슨 예산 확보나 설 명절 인사 내용들이다.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은 당장에 시내버스 정상화를 위해 정치인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더 궁금하다. 시내버스가 불편해서 시장가기도 어려운 마당에 설 명절을 잘 보낼 수 있을까.

 

목포시는 문제해결에 속도를 높여야

시민들이 아직은 점잖게참고 기다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방향도 중요하고 속도도 중요하다. 시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해결 속도를 더 빠르게 내야 한다. 이 엄동설한에 시민들의 가장 크고 시급한 문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생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시민들이 그나마 목포시를 믿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목포 시내버스는 독점이다 보니 서비스 개선, 차량 점검, 친절 등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그동안 소홀히 해왔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시내버스 연구용역도 자가용만 이용하는 전문가들만이 머리를 맞대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이번엔 시내버스 직접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시민의 버스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

지금의 목포시내버스 운행 중단사태는 버스업체가 지난 20217월부터 1년간 휴업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이미 전조를 보였다. 당시 40여 개 시민단체들이 목포시내버스공공성강화범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목포시시내버스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하여 버스회사의 일방적 횡포에 맞서 공영제를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목포시의 무성의로 불참을 선언해야 했다. 그때의 파행이 결국 지금의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이번이 목포 시내버스가 시민, 학생, 운수 노동자 모두를 위한 시민의 버스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토론이다. 이제부터라도 모든 것을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해법을 찾기 위한 버스대책 TF팀 구성과 공론의 장 마련이 시급하다.

운행중단 이후 ‘1시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열받아 걸어서 학교왔어요. 오늘도 지각이죠라고 말하는 학생, ‘매일 새벽 건물 청소 일하는데 버스가 안다녀 택시비가 부담되어서 그만 뒀어요.’하는 안타까운 청소노동자, 명절을 앞두고 장을 보러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이 하루라도 빨리 사라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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