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왜곡과 일본의 역사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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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왜곡과 일본의 역사왜곡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6.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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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회장 배종호

 
[목포 시민신문]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낸 종합편성 채널 TV 조선과 채널 A가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당연한 결과이다. 방송통신심의위가 두 종편에 징계를 내린 가장 큰 이유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는 “방송은 확실한 근거에 기초한 정확한 사실이 필수적임에도 이미 법적, 사회적으로 공고화된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했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미와 희생자. 참가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징계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 주지하고 있는 것처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이 중심이 되어 12·12 군사 반란과 5·17 쿠데타를 주도한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신군부 세력의 퇴진, 계엄령 철폐, 그리고 조속한 민주정부 수립 등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주화 운동이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죄 없는 민주시민 165명이 숨졌으며, 76명이 행방불명 됐고, 3,13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리 목포 시민들은 이때의 비극을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를 향한 민중들의 항쟁의지를 보여준 사건으로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으며, 필리핀, 타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등지에서 일어난 여러 민주화 운동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정부도 1995년에 '5.18특별법'을 제정한데 이어, 1997년엔 5월 1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뜻을 기념해오고 있다.

그런데도 TV조선은 지난 달 5.18 기념일을 앞두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탈북자를 출연시켜 “5·18 당시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고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도 북한 게릴라였다”고 주장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틀 뒤 채널A도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탈북자의 인터뷰를 방송해 ‘역사 왜곡’ 역풍에 휩싸였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마치 북한 특수군이 개입해 만든 ‘기획작품’으로 날조한 동아, 조선 두 종편의 이러한 보도는 단순한 우발적 보도가 아닌 5.18 정신을 조직적으로 훼손하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나 다름이 없다. 더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품격을 떨어뜨리는 국가 망신인 것이다.

일본의 극우보수 아베정권의 등장으로 일본의 역사왜곡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앞 다퉈 역사를 왜곡해 일제 침략과 만행을 정당화하고 있다. '일제의 도움으로 한국이 근대화되었으니 이에 감사해야 한다', '정신대는 강제동원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상업적 매춘이였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참으로 천인공노할 일이다. 우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일본의 역사왜곡을 감시하고 견제하지지 않는다면 일본의 역사왜곡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역사왜곡이 심각한 이유는 이를 바로잡지 않을 경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전쟁으로 과거 얼마나 많은 나라, 많은 국민들이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가? 과거 얼마나 많은 선량한 광주,전남의 민주 시민들이 전두환을 수괴로 하는 신군부 세력에 의해 희생 당했는가?

이런 상황에서 역사왜곡을 감시해야 할 사회의 공기 언론이 오히려 앞장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면서 어떻게 일본의 역사왜곡을 준엄하게 꾸짖을 수 있겠는가?

언론인으로서 부끄럽지도 않은가? 조선, 동아 두 종편방송이 최소한의 품위와 양식을 지켜주기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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